[블랙리뷰어] '아이폰 입고 LG 품은' 홍미노트5…대륙의 또 다른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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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디자인에 깔끔한 마감<옥석 가리기, '블랙리뷰어'는 전자 제품 전문 리뷰입니다. 소비자 관점을 장착한 한국경제·한경닷컴 기자들이 직접 제품을 체험하고 솔직하게 평가합니다. 제 돈내고 사려는 제품의 제 값을 매기는 게 목표입니다. 전자 관련 소비재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담지만, 때에 따라 전혀 다른 제품에도 접근합니다.- 편집자 주>
사용자 친화적인 소프트웨어 우수
방진방수, 무선충전 부재 아쉬워
저조도 카메라 성능 실망스러운 수준
29만9000원 착한 가격은 최고 장점
차이슨 이전 '대륙의 실수'의 대표격은 샤오미의 제품들이었다. 샤오미가 타이틀 탈환에 나섰다. 어디서 본듯한 스마트폰 '홍미노트5'를 들고 다시 국내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샤오미는 대륙의 실수라는 타이틀을 다시 찾을수 있을까.
샤오미는 전략 스마트폰 '홍미노트5'를 16일 한국시장에 내놨다. 홍미노트5는 중국에서는 지난 3월 출시된 제품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A시리즈, LG전자의 Q시리즈와 경쟁 모델이다. 하지만 가격은 절반에 못 미친다. 출고가는 29만9000원으로 공시 지원금을 받으면 10만원대 초반에 구입할 수 있다.홍미노트5는 국내 출시 일주일 만에 초도물량 1000여 대가 모두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홍미노트5를 약 2주간 사용해봤다.
홍미노트5의 외관은 '저렴한 아이폰'을 연상시킨다. 화이트(전면)에 골드(후면) 색상이 어우러진게 특히 아이폰을 빼닮았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프리미엄 폰에 맞먹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재질이나 마감 등은 '중국제품=싸구려'라는 공식을 무너트릴 정도로 우수했다. 소프트웨어도 플래그십 스마트폰 못지 않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LG스마트폰의 독자적 기술인 '노크온' 등을 카피한 모습에 웃음도 나왔지만 전반적으로 사용자 친화적인 세심한 배려가 인상깊었다.
외관 디자인은 심플하면서 깔끔하다. 애플 아이폰과 같은 풀메탈 유니바디는 아니지만 고급스러운 느낌도 풍긴다. 디스플레이는 18:9 비율 화면을 탑재했지만 베젤리스 디자인이 적용하지 않아 세로로 길쭉한 편이다. 글래스는 2.5D 커브드글래스를 채택했는데 프리미엄폰에 익숙한 만큼 저렴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전면에는 홈 버튼을 포함한 버튼이 하나도 없다. 전원과 볼륨 버튼은 전부 우측에 있다. LG스마트폰에 적용된 노크온 기능을 탑재해 화면을 두 번 두드리면 스마트폰을 깨울 수 있다. 저작권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이다.후면 디자인은 LG스마트폰과 애플 아이폰 플러스 모델을 합친 느낌이다. 지문 인식은 LG 제품을 닮았고 세로로 배치된 듀얼카메라는 애플 아이폰X을 연상시킨다. 실제로도 홍미노트5는 지문 인식 및 이미지 센서를 국내 부품업체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신 플래그십 폰에 탑재되는 인공지능(AI) 카메라를 탑재해 사진을 자동으로 보정해주는 부분은 흥미롭다. 인물 사진의 경우 사람은 또렷하게 배경은 흐릿하게 보이도록 자동으로 조절해 재미를 더한다.
적외선 리모컨은 특히 만족스럽다. 최신 스마트폰은 블루투스 또는 스마트기능을 통해 전자제품을 제어하지만, 홍미노트5는 제품 상단에 적외선 센서를 탑재해 제품을 제어할 수 있다. TV, 셋탑박스는 물론 선풍기, 에어컨, 카메라까지 대부분의 제품에서 사용 가능하다.
홍미노트5에 대한 주변인들의 반응은 비슷했다. '쓸만하냐'는 질문에 '만족스럽다'고 답하면 '그래도…'라고 말을 흐렸다. '개인정보 가져가는 거 아니냐', 'AS 가능한 곳이 10군데도 되지 않는다더라' 등의 부정적인 반응도 많았다. 중국 스마트폰에 대한 편견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호기심으로 시작한 리뷰가 확신으로 끝났다. 샤오미의 선전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도 많았다. 그러나 29만9000원이란 가격이 많은 부분을 상쇄했다.삼성·LG전자가 분발해야 하는 이유도 분명해졌다. 스마트폰을 분실했는데 약정이 1년 이상 남았다면 홍미노트5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프리미엄 성능에 익숙해졌다면 실망감이 좀 더 클 수도 있겠지만.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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