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 名家' 신영자산운용, 와이지엔터 지분 5% 산 까닭

최근 93만2786株 사들여
"K팝 경쟁력 우수…PBR도 매력"

한국투자밸류도 JYP 2대주주
‘가치투자의 명가’로 불리는 신영자산운용이 최근 조정장에서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주식을 대거 사들여 눈길을 끌고 있다. 가치투자 운용사 중에서도 보수적이란 평가를 받는 이 운용사가 연예기획사에 투자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영자산운용은 7월 총 27차례에 걸쳐 와이지엔터 주식 93만2786주(5.13%)를 사들였다. 지난 5일 처음으로 3만8762주를 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26일까지 지속적으로 지분율을 높였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왼쪽), 이채원 한국투자밸류 자산 사장.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로 통상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에 거래되는 엔터주가 신영자산운용의 ‘장바구니’에 들어간 셈이다. 신영자산운용이 최근 5% 이상 지분을 확보해 공시한 다른 종목은 SK케미칼, 대림씨엔에스, 삼천리, 대한제분, 아세아시멘트 등 대부분 전통산업의 가치주다.

김화진 신영자산운용 주식운용부문 팀장은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흥행이 입증하듯 국내 연예기획사의 경쟁력은 세계적인 수준이어서 투자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와이지엔터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이 2배 미만으로 업종 내 다른 종목에 비해 투자 매력이 두드러졌다”고 덧붙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JYP엔터테인먼트의 PBR은 8.11배, SM엔터테인먼트의 PBR은 2.44배다.
다만 와이지엔터의 올해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36.66배로 JYP엔터(27.44배), SM엔터(23.59배)에 비해 높다. 김 팀장은 “빅뱅 멤버들의 군 입대로 이익 수준의 기대가 낮아진 상태지만 블랙핑크와 위너 등의 인기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신영자산운용과 함께 국내 대표적 가치투자 운용사인 한국투자밸류운용은 JYP엔터의 2대 주주(지난 5월 말 지분율 8.42%)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2016년 JYP엔터를 4000원대에 사들인 이후 꾸준히 지분율을 늘려왔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운용 사장은 “JYP엔터가 다른 기획사와 달리 부대 사업보다 음악과 콘텐츠에 집중한 점을 좋게 봤다”고 설명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