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결제 200조 넘었지만 평균 사용액은 '뚝'

'불황형 소비' 확산

2분기 건당 승인액 4만321원
1분기보다 6.8%나 줄어
지난 2분기 신용카드 사용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결제 건당 평균 사용금액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 사용에서 ‘불황형 소비’ 행태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31일 여신금융연구소가 발표한 ‘2분기 카드 승인실적 분석’에 따르면 2분기 카드 승인금액과 승인 건수는 각각 202조2000억원, 50억2000건으로 집계됐다. 승인금액과 승인 건수 모두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승인금액은 9% 증가했고 승인 건수는 10.4% 늘었다.

카드 사용이 증가한 원인으론 미세먼지 및 무더위에 대비하기 위한 가전제품과 수입차 구매 수요 증가, 휘발유 및 경유 가격 상승 등이 꼽혔다. 1~2인 가구 증가, 월드컵 특수에 따른 편의점 이용 증가도 한몫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종별로 보면 도매 및 소매업에서의 카드 승인실적은 93조86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8.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온라인 구매가 꾸준하게 늘어났다.

지난해 동기 대비 승인실적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숙박 및 음식점업과 운수업(각 9.4%)이었다. 숙박 및 음식점업은 31조4200억원, 운수업은 4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여행 수요와 외식문화 확산 추세가 눈에 띈다는 분석이다.하지만 승인실적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소비가 살아났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여신금융연구소 설명이다. 지난 2분기 평균 승인금액은 4만321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4% 감소했고,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6.8% 줄었다. 특히 개인 카드의 평균 승인금액은 전년 동기보다 1.7% 감소한 3만4597원에 그쳤다. 직전 분기 대비로는 7.3% 감소했다.

법인카드 승인금액 및 승인 건수는 각각 39조4000억원, 3억1000만 건으로 지난해 1분기 이후 5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카드로 세금을 낸 법인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