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기 하림배 여자국수전] 바둑은 타이밍

○ 5단 김수진
● 1단 강지수

16강전 8경기
제4보(93~122)
참고도1
전보 마지막 수인 백92의 의도를 살펴보면 흑이 어디에 둬야 할지가 나온다. 참고도1의 흑1로 귀를 중시하면 백이 원하는 대로 된다. 백이 상변 흑 다섯 점과 귀를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전은 흑이 93으로 귀를 내주고 중앙 전투에 힘을 싣는다. 백은 96으로 귀에 한 수 더 가일수해야 사는데, 백 넉 점을 먼저 활용하고자 96에 씌운다. 이때 흑이 만족하고 103에 두어 두 점만 잡는 것은 너무 나약하다. 백102로 A에 살리는 것은 20집의 가치가 있다. 그러면 흑은 102로 나와서 우변 백 약점을 공략하는데, 백은 이쪽이 떨어지는 것을 더 크게 본 것이다.백104는 흑이 116 혹은 108로 준동하는 것을 방비한 수다. 다음에 110에 두어 좌변 흑을 위협하는 것을 본다. 우하귀는 흑이 두면 ‘가’, 백이 두면 ‘나’로 굉장히 큰 자리인데 흑은 중앙이 더 급하다고 보고 105로 선공한다. 바둑은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도2처럼 흑이 1로 귀를 잡다가 백이 2에 두면 중앙 백 엷음이 순식간에 두터움으로 바뀌고 흑 좌변은 삶을 강요당한다.

참고도2
백106·108은 어쩔 수 없는 수순으로 흑이 109로 머리를 내밀어 기분 좋다. 111 자리로 한가하게 행마할 시간이 없는 백은 110으로 또 승부수를 던진다. 흑은 늦추지 않고 111~117 초강수로 승부를 보자고 한다. 백도 118·120으로 끊어서 얼핏 흑도 떨리는 진행이다.

박지연 5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