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경수 곧 소환통보"… 이르면 이번 주말 관측

"조만간 소환일정 조율" 드루킹 댓글조작 공모 혐의
2016년 11월 '킹크랩 시연회' 참석 의심… 둘리 등 보강조사
김경수 "특검서 의혹 충분히 해소하겠다"…언론 보도엔 불만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의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이르면 주말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드루킹의 공범으로 소환 조사할 전망이다.지난 6월 27일 정식 출범으로부터 36일간 쉼 없이 달려온 특검팀의 수사는 이제 김 지사의 댓글조작 연루 혐의라는 이번 사건의 가장 중요한 관문으로 진입하게 됐다.

특검팀 박상융 특검보는 1일 브리핑에서 김 지사 측에 조만간 출석 통보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특검보는 "아직 (김 지사 측과) 의견 조율을 하지는 않았지만 1차 수사 기간이 24일∼25일밖에 남지 않았다"며 "빨리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특검 안팎에서는 이르면 이번 주말이나 내주 초 김 지사가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드루킹은 김 지사가 댓글조작 시스템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해 고개를 끄덕이는 방식으로 드루킹 일당의 킹크랩 운용을 승인했다고 주장해왔다.

특검팀은 드루킹이 제출한 이동식저장장치(USB)에서 나온 자료를 바탕으로 킹크랩 시연회가 2016년 11월 8일 이뤄진 것으로 파악했다.또 당일 김 지사 측 인물들의 금융 정보 등을 활용해 김 지사가 시연회가 열린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에 방문한 정황도 포착하고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머무는 경남 창원 도지사 관저를 압수수색하려 했으나 법원이 전날 영장을 기각하며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특검은 소환 전 김 지사의 휴대전화와 개인 일정 자료 등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고 보고 보강조사를 거쳐 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특검은 전날 오후 드루킹을 소환해 그가 김 지사와 보안 메신저 '시그널'로 나눈 대화 내용 등 김 지사와의 관계를 추궁했다.

이날도 '둘리' 박모씨, '초뽀' 김모씨, '트렐로' 김모씨 등 드루킹의 다른 공범을 대거 불러 조사했다.
이러한 특검의 본격적인 움직임에 대해 김 지사는 이날 경남도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특검 조사에서 의혹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소환 통보가 있을 경우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드루킹) 사건 때문에 도민들의 걱정이 많겠지만, 언론 보도행태가 처음 이 사건이 불거질 때로 돌아가는 것 같다"며 "지난 경찰 조사과정에서 충분히 밝히고 소명했던 내용을 마치 새로운 것인 양 반복해서 보도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김 지사가 지난해 대선 전 드루킹에게 재벌개혁과 개성공단 개발 등 정책공약을 자문한 듯한 정황이 담긴 메신저 내역이 언론에 공개된 점 등을 두고 특검 측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도 풀이된다.김 지사의 발언에 대해 박 특검보는 "보도를 보지 못해 말하기가 어렵다"면서도 "저희는 예정대로 수사를 한다. 이 점만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