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우려에 아시아 주가 일제 하락…상하이 2%↓

미국의 중국제품 관세율 상향 검토 여파

미중 무역전쟁 격화 우려에 2일 중국과 홍콩 증시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아시아증시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오후 상하이종합지수는 장중 3% 넘게 폭락했다가 2% 내려간 2,768.02에 마감했다. 선전종합지수는 2.4% 떨어진 1,512.05에 장을 마쳤다.

홍콩 항셍지수는 장중 한때 2.3% 넘게 하락해 10개월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텐센트가 3.2% 넘게 떨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5% 이상 떨어졌다가 1% 하락한 22,512.53에 마감했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1.6% 하락한 2,270.20에 거래를 끝냈다.

전날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관세율 상향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점이 아시아증시를 강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무역대표부(USTR)에 2천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애초 계획했던 10%에서 25%로 올리라고 지시했다.가베야 히로카즈 다이와증권 글로벌 전략가는 무역 갈등이 없었다면 애플의 놀라운 실적으로 IT 기업에 대한 걱정이 수그러들어 시장은 "훨씬 좋은 모습이었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닉 트위덜 라쿠텐증권 호주 지사 최고운영책임자는 "시장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다음 단계를 조심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관세율을 10%에서 25%로 높이겠다고 위협하고, 중국은 '협박'에 반응하지 않겠다고 공언하는 상황이어서 일부 시장을 폭락시킬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시아 주식이 미국 국채 금리 상승, 무역 갈등의 격화, 수출 둔화의 3가지 위협을 맞았다면서도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 블랙록은 최근 일주일 사이 잇따라 신흥시장 주식 전망을 상향하거나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글로벌 채권 시장도 요동쳤다. 미국 재무부가 국채 발행을 늘리겠다고 한 데다 일본이 국채 수익률의 허용 범위를 -0.2∼0.2%로 확대한 영향이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개월 반 만에 다시 3%를 돌파했다.

이날 일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8개월 만에 가장 높은 0.145%까지 올랐다가 일본은행이 잔존만기 5∼10년 국채를 4천억엔 규모로 매입한다는 발표 이후 0.120%로 후퇴했다. 일본은행이 수익률 상승을 어디까지 허용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눈치 보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