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과학Ⅱ 수능포함 주장에 교육단체 "교과 이기주의" 비판

수학·과학계 "'기초소양' 해당…출제범위 포함해야"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범위에서 기하와 과학Ⅱ를 빼는 문제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등 수학·과학기술계 단체가 기하와 과학Ⅱ를 출제범위에 다시 포함해달라는 온라인 서명운동에 돌입하는 등 이례적으로 '집단행동'에 나서자 진보성향 교육단체가 "교과 이기주의"라고 비판성명을 내놨다.

교육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2일 입장자료를 내 "진로선택과목인 기하와 과학Ⅱ를 모든 학생이 치르는 수능에 넣자는 주장은 교과 이기주의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면서 "수학·과학계가 전문성을 무기로 국민에게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걱세는 "수능 출제범위가 과다해지면 학교현장에서 지식암기 위주 교육이 성행해 융복합 창의인재와 협업·소통능력을 지닌 인재를 기른다는 2015개정교육과정 목표를 달성할 수 없게 된다"면서 "학생 선택에 맞춰 과목을 개설·운영하는 고교학점제도 좌초하게 된다"고 주장했다.이 단체는 "수학·과학계는 기하와 과학Ⅱ가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것은 창조적 발생과 기계 등과 협력해 문제를 발굴·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라면서 "교육부는 기하와 과학Ⅱ를 수능 출제범위에 포함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육과정이 바뀌면서 심화 과목인 '진로선택과목'이 된 기하는 2021학년도 수능부터 이과계열 학생들이 주로 보는 수학 가형 출제범위에서 빠졌다.

수능이 처음 시행된 1994학년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교육부는 또 지난 6월 대입정책포럼에 내놓은 '2022학년도 수능과목구조 및 출제범위(안)'에서 과학Ⅱ(물리Ⅱ, 화학Ⅱ, 생물Ⅱ, 지구과학Ⅱ)를 뺐다.

수학·과학계는 기하와 과학Ⅱ가 이공계열 학생이 대학에서 공부하는 데 꼭 필요한 '기초소양'에 해당한다며 다시 출제범위에 넣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