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SK그룹의 '통큰' 주주환원… 10월까지 3조1943억 쏜다

SK(주)·텔레콤·이노베이션
이달까지 2732억 중간배당

SK하이닉스·머티리얼즈 등
2조9211억 자사주 매입키로
▶마켓인사이트 8월2일 오전 11시56분

SK(주)를 비롯해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SK그룹 소속 상장사들이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총 3조1943억원을 쓴다. 이달 하순까지 중간배당으로 2732억원을 지급하고, 오는 10월까지 자사주 2조9211억원어치를 사들인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1457억원) SK텔레콤(706억원) SK(주)(569억원) 등은 중간배당금 2732억원을 이달 말까지 주주 계좌에 입금할 예정이다.

그룹 지주사인 SK(주)는 2015년 SK C&C와 합병해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한다. 중간 지주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중간배당을 결정했다.자사주 매입에도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10월27일까지 자사 보통주 2200만 주(지분 3.0%)를 매입하기로 했다. 이날 종가(8만3200원) 기준으로 1조8304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5월2일부터 8월1일까지 보통주 520만8333주(지분 5.63%)를 사들였다. 이날 종가(19만1000원) 기준 9947억원에 달한다. SK머티리얼즈도 6월14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자사주 53만 주를 취득하기로 했다. 이날 종가 기준 가치는 959억원이다.

SK그룹 상장사들은 주주환원 규모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SKC도 중간배당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정관을 고쳐 내년부터 중간배당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이 주주친화책을 쏟아낸 것은 지난해부터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성과지표(KPI)에 기업 주가를 포함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려면 시가총액부터 끌어올려야 한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 철학에 따른 조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주주가치 향상에 신경을 바짝 쓰면서 SK그룹 계열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시가총액/자본총계)을 비롯한 투자 지표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주)의 PBR은 2016년 말 1.16배에서 1.28배, SK하이닉스는 1.31배에서 1.8배, SK이노베이션은 0.8배에서 1.01배로 높아졌다. PBR이 높아졌다는 것은 주당 순자산가치 대비 주가가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SK그룹 계열사들은 중장기 기업가치 끌어올리기에도 힘쓰고 있다. 여윳돈을 굴려 신성장 동력을 확충하고 있다. SK(주)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 E&S를 비롯한 SK그룹 계열사들은 동남아시아 투자처를 발굴하기 위한 특수목적법인인 ‘SK 사우스 이스트 아시아 인베스트먼트(SK South East Asia Investment)’를 최근 설립했다. 이들 계열사는 이 법인에 1128억원씩 총 5642억원을 출자한다. 싱가포르 승차공유 서비스기업 그랩을 비롯한 동남아 유망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쏟아지자 이들 투자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공격적 설비투자로 제품 생산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0년까지 경기 이천에 새 반도체 공장(M16)을 짓기 위해 3조4855억원을 투자한다. 공장을 채울 첨단 설비 투자금까지 포함하면 투자 규모는 15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배터리 자회사인 블루드래곤에 863억원, 미국 석유개발 자회사인 SK E&P 아메리카에는 479억원을 출자한다. SK(주)는 이달 안에 미국 바이오·제약업체인 앰팩파인케미컬 지분 100%를 5099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