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블록체인은 미완성 진행형...다양한 시도가 혁신 만든다"

후오비 카니발서 전문가들 '격론'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떠올랐지만 블록체인이 넘어서야 할 한계는 많다. 블록체인 기술이 완성형이 아닌 탓에 어느 분야에서 어떤 방식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해야 가장 효과적일지 모른다는 점에서 그렇다.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 후오비 코리아가 3일 개최한 블록체인 컨퍼런스 ‘후오비 카니발’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이러한 점을 짚었다. 기술개발 단계의 블록체인이 다양한 시도를 통해 최적화된 형태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원빈 종 퀀텀 개발자는 “현재의 기술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다.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크립토키티’ 등 다양한 게임이 운영되고 거래도 이뤄지지만 사람들에게 실질적 의미를 제공하지 못하는 비정상적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블록체인 자체의 확장성을 개선할 수 있는 근본적 기술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말콤 레리더 네오 시니어 연구개발(R&D) 매니저는 “기존의 모든 요소를 탈중앙화할 필요는 없다”고 단언했다. 블록체인이 적합하지 않은 영역도 있으니 무리한 적용을 피해야 한다는 조언. 류익선 다날 최고기술책임자(CTO) 역시 “블록체인이 어느 분야에 적합한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많은 이들이 다양한 방법론으로 접근하고 있다. 각종 도전이 끊임없이 이뤄져야 블록체인이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많은 프로젝트들이 시도되는 가운데 미완성 프로젝트들이 너도 나도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메인넷) 구축을 목표로 삼는 현상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의견도 갈렸다.말콤 매니저는 “모든 프로젝트가 메인넷을 만드는 상황이 이상적이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기존 블록체인의 한계를 극복하는 혁신이 중요한데 실제로는 대부분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꼬집었다. “실력 있는 개발자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메인넷을 구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도 했다.

롱 첸 엘라스토스 창립자는 “독자적 메인넷을 개발한다면서 기존 블록체인을 복제하는 경우도 여럿 봤다”면서 “혁신적 아이디어를 현실에 적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원빈 종 개발자도 “(차별화되지 못해) 굳이 중복되는 메인넷을 구축할 필요는 없다”고 거들었다.

반면 류 CTO는 “기존 메인넷에 문제가 있으니 신규 프로젝트들이 메인넷을 시도하는 것”이라며 “그러한 시도 자체가 기술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아담 게리 H캐시 부사장 역시 “도전하지 않으면 혁신이 없고 혁신이 없으면 미래도 없다. 새로운 메인넷 구축 시도를 막는다면 혁신을 제약하는 상황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원빈 종 개발자는 “블록체인이 향후 사회 구성원들에게 많은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개발이 더 이뤄져야 하는 단계”라며 “어떤 단계에서 실용적 프로젝트가 나올 수 있을지도 아직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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