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KON 컴백… 타이틀곡 '죽겠다'로 2030 마음고생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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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음반은 중구난방‘죽겠다/ 또 어김없이 너의 흔적이 남아 날 괴롭힌다/ 죽겠다/ 남 대하듯이 돌아섰는데 왜 나는 외로울까.’
록·팝·힙합 장르 넘나드는 재밌는 음악 만들 것"
그룹 아이콘의 비아이는 어느 날 ‘죽겠다’는 표현에 흥미를 느꼈다. 말의 심각함에 비해 너무 쉽게 사용된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비아이는 ‘죽겠다’는 말에서 이별한 연인의 모습을 떠올렸다. 아이콘의 새 미니 음반 ‘뉴 키즈: 컨티뉴(New Kids: Continue)’의 타이틀곡 ‘죽겠다’는 이렇게 탄생했다.아이콘의 컴백은 시작부터 화려했다. 지난 2일 오후 6시 발표한 ‘뉴 키즈: 컨티뉴’는 세계 24개국 아이튠즈 음반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죽겠다’는 벅스와 엠넷닷컴에서 1위에 올랐다. 음반에는 ‘죽겠다’를 비롯해 ‘바람(FREEDOM)’ ‘온리 유(ONLY YOU)’ ‘칵테일(COCKTAIL)’ ‘줄게(JUST FOR YOU)’ 등 5곡이 실렸다. 멤버들 사이에서 ‘호랑이 프로듀서’로 소문 난 비아이가 모든 곡을 작사·작곡했다.
“음반을 녹음하거나 안무를 맞출 때는 비아이의 완벽주의 기질이 발동해요. 비아이가 만족할 때까지 몇 번이고 해야 하는데, 무, 무, 무섭습니다, 하하. 요즘은 예전보다는 부드러워진 것 같긴 하지만 분노 게이지가 오르면 옛날 모습이 또 나오더라고요.”(김진환)
“최대한 완벽하게 만들고 싶거든요. ‘이건 아닌데’ 싶은 생각이 들 땐 멤버들과 진지하게 얘기를 나눕니다. 즐기는 건 좋지만 장난처럼 만드는 건 안 되잖아요.”(비아이)아이콘은 ‘죽겠다’ 무대에서 처음으로 ‘칼군무’에 도전했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강조하던 기존 무대들과는 다르다. 김동혁은 “처음 노래를 들었을 때부터 안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구준회는 “그동안 무대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자주 보여드렸는데 이번엔 각 잡힌 안무 안에서 우리만의 분위기를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안무를 더 잘 소화하기 위해 체중을 6㎏이나 줄였단다.
김진환은 동료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구준회는 “진환이형과 ‘죽겠다’의 안무가 굉장히 잘 어울린다”며 “형의 신체 조건이 춤을 잘 추기에 유리하다”고 했다. 비아이가 “춤의 이름도 ‘김진환 춤’으로 짓고 싶다”고 하자 김진환은 “나를 디스(비난)하는 거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아이콘은 요즘 어린아이들에게 특히 인기다. 지난 1월 발표한 ‘사랑을 했다’가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사이에서 ‘유행가’로 자리잡아서다. 비아이는 “‘사랑을 했다’가 초등학생 금지곡이 됐다고 들었다”며 “매우 뿌듯하다”고 했다. 아이콘은 이 노래를 사랑해준 어린이 팬들을 위해 4일 서울 한강공원 예빛섬에서 소풍 형태의 공연을 연다.“어린 친구들이 좋아해 줄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아이들에겐 어려울 수 있는 사랑 노래거든요. 어린아이 같은 마음으로 노래를 만들었는데 그런 ‘동심’이 서로 통했나 봅니다, 하하.”(비아이)
비아이는 ‘죽겠다’가 20~30대에게 공감을 얻을 것으로 기대했다. 취업이나 진로 문제로 마음고생이 심해 ‘죽겠다’는 말을 가장 많이 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그는 “쉽게 개사할 수 있는 노래여서 다양하게 따라 불러줬으면 좋겠다”며 “아이들은 ‘죽겠다’ 대신 ‘좋겠다’로 개사하면 좋을 것 같다”고 익살을 떨었다.
이번 음반은 지난해 11월 시작한 ‘뉴 키즈’ 시리즈의 마침표다. 아이콘은 음반마다 서로 다른 분위기의 노래를 담아 음악 역량을 과시했다. 구준회는 “우리 음반은 좋은 의미로 중구난방이다. 이번 음반에도 록, 팝, 힙합 등 다양한 장르를 담았다. 하나에 국한되지 않는 것이 아이콘만의 새로움”이라며 뿌듯해했다. “아이콘의 장르는 ‘웰 메이드 K팝’입니다. 하나에만 갇히지 않고 언제나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하죠. 언제나 ‘아이들’이고 싶어요. 젊고 거칠고 자유로운 모습을 잃지 않으면서 재밌는 음악을 만들겠습니다.”(비아이)
이은호 한경텐아시아 기자 wild37@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