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과거식 대기업 의지 투자·고용 늘릴 의도·계획 없다"

"청와대가 부총리 '투자·고용 구걸'에 제동" 보도에 강하게 반박
"대기업에 투자·고용 계획 간섭한 적 없어…논란 여유 없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삼성전자 방문 계획과 관련, '투자 구걸' 논란이 야기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배포한 입장 자료에서 "정부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대기업에 의지해 투자나 고용을 늘리려는 의도도, 계획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우리 경제가 혁신을 통해 역동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장 여건과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날 삼성전자 방문이 투자 압박이 아니라고 강조한 데 이어 하루 만에 같은 입장을 재차 반복한 것이다.이는 삼성전자가 김 부총리의 방문에 맞춰 투자·고용 계획을 내놓기로 했지만, 청와대의 우려로 계획을 취소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한 반박이다.

한겨레신문은 이날 김 부총리의 삼성전자 방문 계획과 관련, 청와대가 '재벌에 투자·고용을 구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를 김 부총리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김 부총리는 "투자나 고용 계획에 대한 의사 결정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결정하는 것"이라며 "대기업은 4번 만났지만, 투자나 고용 계획에 대해 간섭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김 부총리는 지난해 12월 LG그룹을 시작으로 현대차·SK·신세계 총수를 잇달아 면담했고, 대기업들은 모두 만남 직후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을 내놨다.

김 부총리가 직접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한발 앞서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조만간 한 대기업에서 3∼4조원 규모, 중기적으로 15조원 규모 투자계획이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고 이튿날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공장 건설 등 투자계획을 공개했다.정부의 태도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재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등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논란'이라고 일축했다.

김 부총리는 "지금의 경제 상황에서 이런 논란에 에너지를 낭비할 여유가 없다"며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데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특히 특정하지 않는 일부 표현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바라는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다만 재벌의 불공정거래 등 문제에 대해서는 "투자나 고용과는 관계없이 지속해서 개선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분명한 입장"이라며 시장 여건 조성 노력과 별개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