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터뷰] 쎄타랩스 "PC·모바일 안 쓰는 사이 불로소득 쌓인다"

전자기기에 할당된 네트워크 대역폭 공유
사용자는 유휴자원 활용한 불로소득 발생
기업은 효율성 극대화로 인프라 부담 줄어
미치 류 세타랩스 최고경영자(오른쪽 두 번째)와 세타랩스 팀원들.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기술로 촉발되는 초연결 기반으로 사회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일반적 설명이지만 일상에서 이를 체감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블록체인을 접목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최근 한경닷컴과 만난 미치 류 쎄타랩스 최고경영자(CEO) 겸 슬리브TV 대표는 “쎄타(Theta) 네트워크는 스마트폰과 PC에 할당된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s) 대역폭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과 PC에 할당된 네트워크 대역폭을 사용하지 않는 동안 타인에게 제공하는 개념이다.쎄타랩스는 e스포츠를 가상현실(VR)로 중계하는 플랫폼 슬리버TV가 지난해 설립한 자회사다. 월 500만명이 사용하는 슬리버TV 서비스를 보다 원활히 제공하고자 블록체인을 활용한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삼성, 소니 등 유명 기업들이 1700만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할 만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최근 모바일 기기 성능 발전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동영상 콘텐츠를 즐기는 수요가 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모바일 영상 스트리밍 연간 이용시간은 800억시간에 이르렀다. 동영상 콘텐츠는 인터넷 통신업체들의 CDN 서버를 통해 전송한다. 사용량 급증 탓에 유지 관리와 캐시서버 증설 등에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가상현실(VR) 영상 도입도 초읽기에 들어가며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필요해졌다.

쎄타랩스가 주목한 것은 이 대목. 류 CEO는 “통신업체들은 서비스에 문제가 없도록 용량을 확장해야 한다”면서 “모든 사용자가 동영상을 보고 있는 건 아니지 않나. 사용하지 않는 유휴 자원(CDN 대역폭)을 활용하면 물리적 증설 없이도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그는 “사용자가 많아지면 쎄타 네트워크만으로도 콘텐츠를 전송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기업들은 CDN 관련 비용을 절반 가까이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과의 협력도 진행중으로 성과를 냈다. 류 CEO는 “삼성VR과 협력해 CDN 의존도를 40%가량 낮췄다”고도 귀띔했다.

쎄타는 지난 6월 미국 독일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 140여 국가에서 31만명이 참여하는 테스트넷을 가동했다. 테스트는 PC 대상이지만 향후 모바일도 지원할 예정이다. 지분증명(PoS) 방식의 프로토콜을 채용한 덕에 모바일 기기에서도 부담없이 작동이 가능한 덕이다.

쎄타 네트워크가 기업에게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류 CEO는 “소비자에게도 이익이다. 스마트폰이나 PC를 사용하지 않는 동안 암호화폐 보상이 제공되고 이 보상은 광고 영상을 건너뛰거나 다른 콘텐츠를 구매하는 데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금전적 이득이 제공되는 ‘불로소득’이 발생하는 셈이다.류 CEO는 “PC와 모바일을 넘어 셋탑박스 등 모든 전자기기를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게 쎄타의 목표”라며 “사용자들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보던 동영상을 그대로 보면서도 알지 못하는 새 보상이 주어진다는 점이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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