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사상최대 순이익 냈는데… 현대車는 원高·재고에 발목 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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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국가대표 완성차, 4~6월 실적 현대차 완패3월 말 결산법인인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올 1분기(4~6월)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 가까이 뛰었다.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 영업이익(2분기)은 30% 가까이 급감해 대조를 이뤘다.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두 자동차회사 간 희비가 엇갈린 이유는 뭘까. 시장에선 ‘원고 및 엔저 현상’ 외에 도요타의 원가 절감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사상 최대 순이익 낸 도요타5일 업계에 따르면 도요타의 1분기 매출은 7조3627억엔(약 74조372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5% 늘었다. 영업이익은 18.9% 급증한 6827억엔(약 6조8961억원)을 기록했다. 당초 6300억엔대에 이를 것이란 시장 예상치를 훌쩍 웃돌았다. 당기순이익(6573억엔)은 사상 최대치였다. 도요타는 올해 글로벌 판매 전망치를 1050만 대로 잡았다. 일본 리서치컨설팅회사인 TIW의 다케다 사토루 애널리스트는 “도요타가 북미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판매 실적을 보였고 중국 판매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경쟁사들에 비해 뛰어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도요타, 렉서스 中 판매 40%↑
북미·아시아·유럽서 판매 꾸준
원가 기획형 생산으로 단가 낮춰
엔저 효과도 한몫…수익성 확대
현대차, 영업이익 30% 급감
美 판매 부진에 재고 쌓여
신차·중고차값 동반 하락 불러
현대차는 ‘딴판’이다. 2분기에 매출 24조7118억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9508억원, 8107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119만2141대로, 최악의 실적을 보인 작년 동기보다 10.6% 늘었고 매출도 1.7%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9.3%, 11.3%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작년 4분기 이후 세 분기 연속 1조원을 밑돌았다. 상반기(1~6월)로 보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1조6321억원, 1조542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7.1%, 33.5% 줄었다.
도요타는 올 상반기(1~6월)에 520만9000대의 판매량을 기록해 글로벌 자동차업체 중 3위에 올랐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553만8000대), 폭스바겐(551만9000대)과 ‘3강’ 구도를 형성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415만6000대)가 4위, 현대·기아차(359만 대)는 5위였다.원가 절감·환율에 희비 교차
도요타와 현대차는 판매 실적부터 차이가 컸다. 도요타는 지난 4~6월에 261만6000대를 팔았다. 작년 동기보다 2만6000대 늘었다. 북미와 아시아, 유럽에서 모두 판매량이 증가했다. 중국에서 고급차 브랜드인 렉서스 판매 대수가 전년 대비 40% 가까이 늘면서 이익이 급증했다.
이에 비해 현대차는 미국 시장의 오랜 판매 부진으로 쌓인 재고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과잉 생산 및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한때 4개월치나 쌓이며 후유증이 이어졌다. 올 들어서도 밀어내기 판매로 신차와 중고차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재고를 털기 위해 과도한 인센티브를 주면서 수익성이 나빠졌다는 진단이다. 중국 시장의 더딘 회복세도 이익 감소의 원인이 됐다.도요타의 원가 절감 노력이 수익성 확대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도요타는 원가기획형 생산 방식을 도입해 설계 단계부터 원가를 줄이는 노하우를 쌓았다”며 “올 들어 부품 재질까지 바꾸면서 단가를 크게 낮췄다”고 말했다.
올 들어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도요타에 호재였다.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2분기 평균 109엔으로, 기업들의 예상 환율인 달러당 105엔보다 3.8%가량 높았다.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도요타의 가격 경쟁력에 힘을 더해줬다는 얘기다. 반면 현대차는 원화 강세로 쓴맛을 봤다. 현대차 관계자는 “원화 강세와 주요 신흥국 통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신차 중심의 판매 회복세가 매출 및 수익성 증대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