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前 '전기요금 개편' 이끌었던 김광림 "입법 통한 누진제 폐지에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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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제, 수요따라 대응 필요"“법으로 전기요금을 정해 버리면 시장 수요에 따른 융통성 있는 대응이 어려워집니다.”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은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입법을 통한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폐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전기세 폭탄’이 논란이 됐던 2016년 여름, 당시 여당이던 자유한국당 정책위원회 의장으로 현행 누진제 개편을 진두지휘했다. 3개월간의 논의 끝에 ‘6단계 최대 11.6배’의 요금 차이가 나도록 설계된 누진제를 ‘3단계 3배’로 완화했다.
김 의원은 입법을 통한 누진제 폐지 움직임에 대해 “입법은 (본회의 통과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며 “차라리 정부 주무부처(산업통상자원부)에 맡기는 것이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전기요금 결정 주체가 한국전력이기 때문에 국회가 전기요금제 변경을 강제할 권한이 없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올여름 재난 수준의 폭염이 이어지면서 현행 전기요금 누진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2년 만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국회에는 누진제를 폐지하거나 대폭 개정 또는 여름철 한시적인 인하 등을 내건 여야 의원들의 법안이 속속 발의되고 있다. 김 의원은 “당시에도 조경태 의원 등이 입법으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주장을 했다”며 “전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되도록 협의를 통해 해결하려 했다”고 설명했다.김 의원은 “2년 전 초·중·고교 등 일선 학교들이 전기요금 폭탄 우려 때문에 찜통 교실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며 “당시 국회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의견을 모아 정부에 ‘권고’하는 방식으로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유도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협상 과정에서 합의 도출을 위해 많은 진통을 겪었다”며 “(시간 부족으로) 산업용 전기요금 개편 논의는 손도 대지 못한 게 아쉽다”고 덧붙였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