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진한 사랑 받거나 버림받거나… 폭염 속 반려동물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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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위해 종일 에어컨 틀어놓고 출근하는 반려인 늘어
올해 7∼8월 유기동물 6천133마리…작년보다 6.4배로 증가직장인 정모(31)씨는 2주 가까이 집에 에어컨을 틀어놓고 출근길에 오른다.온종일 집에 있어야 할 강아지들을 위해서다.
"어느 날인가 창문을 다 열고 선풍기를 켜놓은 채로 출근했는데 집에 돌아와 보니 강아지들이 거품을 토해놓았더라고요.
그날 바로 쿨매트를 샀고, 다음날부터 에어컨을 쾌면 모드로 틀어놓고 출근하게 됐어요.저야 사무실에 시원하게 있지만, 얘들은 종일 집에 갇혀서 얼마나 덥겠어요.
"
정씨는 7∼8월 전기요금이 얼마나 많이 나올지 두렵다.
하지만 발바닥에만 땀샘이 있어서 사람보다 더위를 더 많이 타는 강아지들을 생각해 눈물을 머금고 종일 에어컨을 틀어놓기로 했다.대신 집에 오면 바로 에어컨을 끄고 온 가족을 데리고 집 근처 애견카페로 피신해 문 닫을 때까지 죽치고 앉아있는다고 정씨는 전했다.
장마가 끝나고 지난달 중순 시작된 폭염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요즘. 정씨와 같이 반려동물만 집에 두고 출근해야 하는 반려인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태어난 지 5년 된 강아지를 키우는 직장인 오모(36)씨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오씨는 폭염 속 강아지의 건강이 걱정돼 가정용 폐쇄회로(CC)TV를 설치할까 생각 중이다.
아침에 에어컨을 틀어놓고 출근하는 것은 물론 저녁 약속도 잡지 않고 집에 바로 돌아오기는 하지만 낮 동안 강아지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걱정되기 때문이다.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틈틈이 CCTV라도 확인해야 마음이 놓일 것 같다고 한다.올해 기록적인 폭염은 반려동물 사이에서도 양극화를 낳았다.
정씨나 오씨 같은 주인을 만나지 못해 올해 7∼8월 뜨겁디뜨거운 길바닥에 버려진 동물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유기동물 통계사이트 '포 인 핸드(Paw in Hand)'가 농림축산식품부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달 5일부터 이달 5일 사이 전국 각지 보호소에서 보호 중인 유기동물은 6천133 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958 마리)보다 6.4배로 증가했다.
반면, 올해 7∼8월 보호소에 있다가 원래 주인에게 돌아간 동물은 1천238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1천602 마리)보다 감소했고, 입양된 동물은 1천110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3천 마리)과 비교했을 때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공공장소를 떠돌거나 버려진 동물을 발견했을 때 관할 시·군·구청과 해당 유기동물 보호시설에 신고하면 정부가 7일 이상 주인을 찾을 수 있도록 공고한다.
공고 후 열흘이 지나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타인에게 기증 또는 분양할 수 있다.동물권단체 관계자는 "보호소에서 데리고 있는 유기동물 중에는 길을 잃어버린 동물도 있겠지만 버려진 동물들이 적지 않다"며 "정확한 인과관계는 알 수 없지만, 올해 유난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다 보니 무책임한 주인들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연합뉴스
올해 7∼8월 유기동물 6천133마리…작년보다 6.4배로 증가직장인 정모(31)씨는 2주 가까이 집에 에어컨을 틀어놓고 출근길에 오른다.온종일 집에 있어야 할 강아지들을 위해서다.
"어느 날인가 창문을 다 열고 선풍기를 켜놓은 채로 출근했는데 집에 돌아와 보니 강아지들이 거품을 토해놓았더라고요.
그날 바로 쿨매트를 샀고, 다음날부터 에어컨을 쾌면 모드로 틀어놓고 출근하게 됐어요.저야 사무실에 시원하게 있지만, 얘들은 종일 집에 갇혀서 얼마나 덥겠어요.
"
정씨는 7∼8월 전기요금이 얼마나 많이 나올지 두렵다.
하지만 발바닥에만 땀샘이 있어서 사람보다 더위를 더 많이 타는 강아지들을 생각해 눈물을 머금고 종일 에어컨을 틀어놓기로 했다.대신 집에 오면 바로 에어컨을 끄고 온 가족을 데리고 집 근처 애견카페로 피신해 문 닫을 때까지 죽치고 앉아있는다고 정씨는 전했다.
장마가 끝나고 지난달 중순 시작된 폭염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요즘. 정씨와 같이 반려동물만 집에 두고 출근해야 하는 반려인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태어난 지 5년 된 강아지를 키우는 직장인 오모(36)씨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오씨는 폭염 속 강아지의 건강이 걱정돼 가정용 폐쇄회로(CC)TV를 설치할까 생각 중이다.
아침에 에어컨을 틀어놓고 출근하는 것은 물론 저녁 약속도 잡지 않고 집에 바로 돌아오기는 하지만 낮 동안 강아지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걱정되기 때문이다.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틈틈이 CCTV라도 확인해야 마음이 놓일 것 같다고 한다.올해 기록적인 폭염은 반려동물 사이에서도 양극화를 낳았다.
정씨나 오씨 같은 주인을 만나지 못해 올해 7∼8월 뜨겁디뜨거운 길바닥에 버려진 동물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유기동물 통계사이트 '포 인 핸드(Paw in Hand)'가 농림축산식품부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달 5일부터 이달 5일 사이 전국 각지 보호소에서 보호 중인 유기동물은 6천133 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958 마리)보다 6.4배로 증가했다.
반면, 올해 7∼8월 보호소에 있다가 원래 주인에게 돌아간 동물은 1천238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1천602 마리)보다 감소했고, 입양된 동물은 1천110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3천 마리)과 비교했을 때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공공장소를 떠돌거나 버려진 동물을 발견했을 때 관할 시·군·구청과 해당 유기동물 보호시설에 신고하면 정부가 7일 이상 주인을 찾을 수 있도록 공고한다.
공고 후 열흘이 지나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타인에게 기증 또는 분양할 수 있다.동물권단체 관계자는 "보호소에서 데리고 있는 유기동물 중에는 길을 잃어버린 동물도 있겠지만 버려진 동물들이 적지 않다"며 "정확한 인과관계는 알 수 없지만, 올해 유난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다 보니 무책임한 주인들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