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욱의 전자수첩] 갤럭시노트9이 노트시리즈 '단종'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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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노트·S플러스 통합 고민삼성전자가 9일(현지시간) '갤럭시노트9'를 공개하는 가운데 갤럭시노트와 갤럭시S플러스의 모델 통합론이 나오고 있다. 플래그십 라인업에서 갤럭시노트와 갤럭시S플러스의 경계와 차별성이 모호해짐에 따라 두 제품을 단일화시켜 원가를 절감해야 한다는 것.
두 제품 차별성 옅여져 단일화 논의
노트9, S10플러스 성적 따라 결정될수도
사실 갤럭시노트와 갤럭시S플러스의 브랜드 통합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두 모델의 단일화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갤럭시S시리즈에 플러스 제품이 추가되면서 노트 시리즈의 경쟁력이 약화된 게 논의의 시발점이었다. IM(IT·모바일)부문 내부에선 두 모델의 단일화에 대해 찬반이 갈리고 있는 상태다.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시원시원한 대화면이 트레이드 마크다. 그러나 최근 라인업 내에서 그 매력이 반감되고 있다.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시리즈의 플러스 모델과 차이가 없어져서다.
올 초 출시된 갤럭시S9플러스의 화면크기는 6.22인치다. 갤럭시노트8(6.3인치)과 거의 같다. 내년 초 출시예정인 갤럭시S10플러스(가칭)는 역대 최대 크기인 6.4인치 수준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오히려 갤럭시노트9(6.38인치)를 뛰어넘는 크기다.
상황이 이렇자 삼성전자 IM 부문에서는 두 모델을 하나로 통합해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IM부문의 영업이익이 꼬꾸라지면서 통합론은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폴더블폰'을 플래그십 라인업에 추가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라인업을 가다듬을 필요성이 있다는 시각도 보태졌다. 두 모델의 단일화는 곧 한 모델의 단종이다. 업계에선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단종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S펜을 적용한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폼 팩터(제품 외형)가 생산 비용이 더 들어 갤럭시S플러스보다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두 모델의 판매 성적과 소비자 반응에 따라 어느 모델로 통합할지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노트10의 개발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아 갤럭시S10플러스가 좋은 성과를 올릴 경우, 갤럭시노트9이 마지막 노트 제품이 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통합 자체를 부정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갤럭시노트와 S플러스 모두 브랜드 가치가 여전히 시장에서 유효해 굳이 단일화가 필요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상·하반기 한번씩 전략 스마트폰을 출시함으로써 시장 분위기를 환기하고, 같은 시기 출시되는 애플의 아이폰, LG전자의 V시리즈 등 경쟁 제품들을 견제하는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단 얘기다. 또 소비자들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자칫하면 갤럭시노트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무시하는 제스처로 비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9의 목표 판매량을 갤럭시노트8보다 100만대 많은 1200만대로 잡았다. 갤럭시S8이 갤럭시노트7 단종의 아픔을 지웠듯 , 갤럭시노트9으로 갤럭시S9의 부진을 씻어낸다는 각오다. 하지만 만약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얻는다면, 향후 S펜이 달린 갤럭시S11을 보는 것도 불가능 하지만은 않은 일이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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