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세안에 남중국해 정기 합동군사훈련 제의

미국 겨냥, '관계국 합의 없는 역외국과의 훈련 금지'도 제의
외교 소식통 '미국과 훈련 국가도 있어 합의 여부 미지수'

중국이 아세안(동남아 국가연합)에 남중국해에서 정기적으로 합동군사훈련을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6일 보도했다.중국은 이와 함께 아세안 회원국이 '역외국가'와는 군사훈련을 하지 말 것도 요청했다.

중국의 이런 제안은 미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여 미·중 양국 사이에서 선뜻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 당혹스럽다는 목소리도 아세안 회원국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 아세안은 남중국해에서의 우발적 군사충돌 등 분쟁악화를 막기 위한 행동준칙(COC)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양측은 2일 열린 외무장관회의에서 각국의 의견을 반영한 초안에 지난 6월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동군사훈련 제안은 이 초안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사히 신문이 입수한 초안에 따르면 중국은 아세안 회원국에 정기적인 합동군사훈련을 제의하면서 관계국간 사전합의 없이는 "(관계국이) 역외국가와 공동군사훈련을 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들어있다.이는 미국 등이 아세안 회원국과 연대하는 것을 저지하려는 계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는 풀이했다.

싱가포르의 외교소식통은 이에 대해 "어디까지나 중국의 제안일 뿐"이라며 "회원국중에는 미국과 공동훈련을 하는 국가도 있어 최종적으로 회원국들이 반드시 합의에 이를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 앙시망(央視網)과 대만 중앙통신은 이에 앞서 5일 중국과 아세안 10개 회원국 해군 병력 40여명이 지난 2∼3일 싱가포르에서 합동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연습인 '워게임'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워게임을 주관한 싱가포르 국방부 측은 이번 연습이 남중국해에서 우발적 사태에 대한 긴급대응 능력을 제고하고 양측의 오랜 상호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과 아세안 해군은 이 워게임에 이어 오는 10월에는 중국 해역에서 첫 합동 해상 실전훈련을 힐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