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파출소'로 변신하는 편의점

긴급 범죄신고에 미아·실종자 찾기까지

최근 어린이·치매 환자 등
20여명 보호자 찾아줘
긴급신고 체계 전국 확대
지난 6월 다섯 살 여자아이가 남동생과 편의점 CU 매장에 들어왔다. 길을 잃었다는 두 남매는 울면서 엄마·아빠를 찾았다. 매장 근무자는 울고 있는 남매에게 사탕을 건네며 안심시킨 뒤 결제단말기(POS)에 있는 긴급신고시스템 기능으로 경찰에 신고했다. 같은 시스템에 아이들의 이름, 옷차림 등 아동 정보도 등록했다. 아이들은 부모를 찾아 집으로 돌아갔다.

경찰청과 BGF리테일이 작년 7월 지역사회 범죄예방을 위한 업무협약으로 CU편의점에 긴급신고시스템을 도입한 지 1년이 지났다. 당시 전국 CU편의점 1만3000개 지점 POS에 경찰 신고기능이 추가됐다. 기존에도 편의점에는 수화기를 7초 이상 들고 있으면 자동으로 신고되는 ‘한달음 시스템’ 등 비상연락 기능이 있었지만 오작동 등으로 잘못 신고되는 비율이 80~90%에 달했다. 긴급신고시스템은 이런 비율이 20%로 낮아졌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올해 5월부터는 긴급신고시스템에 미아·실종자 찾기 기능을 연계한 ‘미아 찾기 시스템(아이 CU)’도 추가했다. 매장 근무자가 미아를 발견하면 아동의 이름 인상착의 등 정보를 POS에 입력하는 시스템이다. 이 기능을 도입한 뒤 두 달 동안 어린이와 치매환자 등 20명을 보호자에게 인계했다고 BGF리테일 측은 설명했다.

경찰은 CU뿐 아니라 모든 편의점에 이 시스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5월 경찰청이 BGF리테일과 함께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긴급신고시스템을 전체 편의점업계로 확대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현재 주요 편의점 업체와 시스템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