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민 좀 들어줘"… 손 안의 심리상담소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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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스타트업 - 아토머스지난 1년간 국내에서만 470만 명이 정신질환을 앓았지만 정신과 상담을 받은 사람은 22%에 불과했다. 사회적 편견 때문에 정신과 진료를 기피하는 탓이다. 아토머스가 운영하는 ‘마인드카페’는 마음이 아프지만 아프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에서 편하게 속을 털어놓을 수 있는 앱(응용프로그램)이다.
익명으로 고민 올리는 SNS
1 대 1 유료상담도 가능
입소문 타고 40만 명 가입
2015년 아토머스를 창업한 김규태 대표는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국제관계학을 공부했다. 유학 시절 우연히 정신질환을 사회 문제로 접근하는 과제를 하다가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2016년 1월 모바일 익명 심리상담 앱 마인드카페를 선보였다. 김 대표는 “대면 상담을 부담스러워하는 이들을 위해 시공간 제약이 없고 익명이 보장되면서도 전문 상담가한테 고민을 말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현재 가입자는 40만 명이다.마인드카페는 5단계의 심리 상담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우선 아토머스가 자체 제작한 심리 검사를 통해 회원의 현재 상태를 분석한다. 분석 결과에 따라 비슷한 사연, 유용한 심리 콘텐츠를 추천한다. 회원은 익명으로 손쉽게 자기 고민을 앱에 작성할 수 있다. 하루에 5000건 이상 올라온다. 이 가운데 ‘엔젤’이라 불리는 전문 상담사가 상담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연 대여섯 건을 골라 무료 공개 상담을 한다.
김 대표는 “상담이 이뤄진 회원 글에 공감하는 다른 회원들이 격려하는 댓글을 남기기도 한다”며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지지할 수 있도록 ‘팔로우’ 기능을 추가하고 고민 유형별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 상담사로부터 1 대 1 유료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지금은 글로 상담이 이뤄지지만 음성, 영상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전문 상담사는 상담 관련 학과에서 석사 이상 수료자, 상담 전문 자격증 취득자, 3년 이상 상담 활동 경력자 중에서 회사 소속 정신과 전문의가 직접 뽑는다. 그는 “상담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지속적으로 상담 인력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아토머스는 오는 11월 PC용 버전을 내놓을 예정이다. 포스코, 천재교육, 서울시 등과 각각 임직원, 학생·학부모, 공무원을 위한 심리 상담 시스템을 구축을 논의 중이다. 투자도 활발히 유치하고 있다. 서울산업진흥원, 한국벤처투자 등으로부터 10억여원 규모 투자를 받았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