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완전한 비핵화' 촉구한 ARF 성명… CVID 표현은 빠져

"북한 입장 반영" 분석
우리 정부 입장도 영향 미친듯
지난 3~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 외교장관들은 6일 의장성명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공약과 추가적인 핵·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는다는 맹세를 이행할 것”을 북한에 촉구했다.

당초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촉구하는 표현이 담길 것으로 예상됐으나 4·27 판문점 선언에 명기된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이 담겼다. ARF가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등 당사국들의 의중을 반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27개국 외교장관들은 이날 의장성명을 통해 “모든 관련국이 판문점 선언과 미·북 정상 공동성명의 완전하고 신속한 이행을 포함해 비핵화된 한반도의 지속적 평화와 안정의 실현을 향해 계속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장관들이 유엔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 및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야기할 국제적 노력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의장성명에는 “CVID에 대한 지지를 거듭 확인했다”고 명기했던 지난해 의장성명과 달리 판문점 선언과 6·12 미·북 정상 합의문에 들어간 ‘완전한 비핵화’만 명기됐다. 작년 성명에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도발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면서 한반도의 CVID를 달성하는 데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올해 ARF에서도 상당수 장관이 CVID를 거론한 것으로 전해져 CVID가 성명에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결국 빠진 것은 CVID라는 표현에 반대하는 북한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이용호 북한 외무상을 포함한 북한 대표단이 성명에 CVID를 명시하지 않으려고 총력 외교전을 펼쳤기 때문이다. 북핵 문제 당사자인 우리 정부가 CVID 대신 ‘완전한 비핵화’를 공식 입장으로 거론한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