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임신 못하는 게 제 탓도 아닌데 이제 짜증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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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결혼 적령기라는 말이 무색하게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는 추세다.
한 조사 결과 평균 결혼 연령 남자 32.9세, 여자 30.2세로 10년 전에 비해 2년 정도 결혼이 늦어졌다고 한다.취업과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는 등 경제적인 여건은 출산율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아이를 빨리 갖고 싶지만 임신이 되지 않아 고민하는 경우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인터넷 고민 게시판에 "임신 못하는 게 제 탓도 아닌데 자꾸 잔소리를 들어 짜증 난다"고 토로한 A씨는 남편의 신체적인 문제로 아이가 생기지 않는 경우다.A씨 말에 따르면 남편은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몸이 안 좋아져서 현재 약을 먹고 있는 중이다.
몸이 안 좋으니 정신적 육체적으로도 피곤한 상태라 결혼 2년 동안 부부관계도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양가 어른들은 "왜 아이를 갖지 않느냐"고 성화다. A씨는 "손주 보고 싶으신 마음은 알겠는데 임신하고 싶다고 나 혼자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더욱 A씨의 화를 돋우는 상황은 병원 검진하러 가서 "임신 가능성 있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할 때다.
의사는 "신혼이지 않느냐"며 의아해하고 재차 물었기 때문이다.
양가 부모님은 수시로 전화해서 "피임하지 마라", "아이 얼른 가져라"라고 하시며 남들이 보내준 아이 동영상이나 사진을 보여주며 부러워하신다.A씨는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죄송하고 속상하고 죄책감 들고 짜증 나고 복잡한 감정이다"라면서 "양가 부모님들 다 좋고 감사한 분들인데 불효하는 느낌이다"라고 호소했다.
이 같은 A씨의 토로에 네티즌들은 "부모님께 '지금 임신하면 이혼감이에요. 하늘 좀 보고 싶네요'라고 말해라", "남편 없을 때 어머니께 대놓고 '임신하고 싶은데 하늘을 봐야 별을 따죠. 남편이 체력도 별로고 약 먹어서 지금 아이 못 만들어요. 제가 제일 속상해요"라고 반복해서 말해야 한다", "아니 무슨 병이길래 2년을 것도 신혼에 부부관계를 못하나. 병은 핑계고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닌가", "시댁 어른께 '하늘을 봐야 별을 딴다'고 했다가는 오히려 여자가 매력이 없다는 둥 별소리 다 할 듯"이라며 다양한 의견을 남겼다.이혼전문 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는 "요즘 불임으로 고민하는 부부들이 많이 있다"면서 "특히 이 문제로 부부간의 갈등이 심해지거나 시부모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그런데 내막을 알고 보면 아내보다 남편의 신체적인 이유로 불임인 경우도 제법 있다"면서 "시부모가 그런 사정도 모르고 며느리만 구박할 경우 며느리가 얼마나 억울하겠느냐"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불임은 결코 이혼사유가 되지 않는다. 성기능이 다소 문제가 있어도 이혼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결혼전부터 성기능이 불능인 것을 속인 경우는 혼인취소 사유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이 문제로 배우자나 배우자 부모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면 이혼사유가 될 수도 있다. 힘들어하는 사람에게는 남들과의 비교 보다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한 조사 결과 평균 결혼 연령 남자 32.9세, 여자 30.2세로 10년 전에 비해 2년 정도 결혼이 늦어졌다고 한다.취업과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는 등 경제적인 여건은 출산율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아이를 빨리 갖고 싶지만 임신이 되지 않아 고민하는 경우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인터넷 고민 게시판에 "임신 못하는 게 제 탓도 아닌데 자꾸 잔소리를 들어 짜증 난다"고 토로한 A씨는 남편의 신체적인 문제로 아이가 생기지 않는 경우다.A씨 말에 따르면 남편은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몸이 안 좋아져서 현재 약을 먹고 있는 중이다.
몸이 안 좋으니 정신적 육체적으로도 피곤한 상태라 결혼 2년 동안 부부관계도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양가 어른들은 "왜 아이를 갖지 않느냐"고 성화다. A씨는 "손주 보고 싶으신 마음은 알겠는데 임신하고 싶다고 나 혼자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더욱 A씨의 화를 돋우는 상황은 병원 검진하러 가서 "임신 가능성 있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할 때다.
의사는 "신혼이지 않느냐"며 의아해하고 재차 물었기 때문이다.
양가 부모님은 수시로 전화해서 "피임하지 마라", "아이 얼른 가져라"라고 하시며 남들이 보내준 아이 동영상이나 사진을 보여주며 부러워하신다.A씨는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죄송하고 속상하고 죄책감 들고 짜증 나고 복잡한 감정이다"라면서 "양가 부모님들 다 좋고 감사한 분들인데 불효하는 느낌이다"라고 호소했다.
이 같은 A씨의 토로에 네티즌들은 "부모님께 '지금 임신하면 이혼감이에요. 하늘 좀 보고 싶네요'라고 말해라", "남편 없을 때 어머니께 대놓고 '임신하고 싶은데 하늘을 봐야 별을 따죠. 남편이 체력도 별로고 약 먹어서 지금 아이 못 만들어요. 제가 제일 속상해요"라고 반복해서 말해야 한다", "아니 무슨 병이길래 2년을 것도 신혼에 부부관계를 못하나. 병은 핑계고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닌가", "시댁 어른께 '하늘을 봐야 별을 딴다'고 했다가는 오히려 여자가 매력이 없다는 둥 별소리 다 할 듯"이라며 다양한 의견을 남겼다.이혼전문 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는 "요즘 불임으로 고민하는 부부들이 많이 있다"면서 "특히 이 문제로 부부간의 갈등이 심해지거나 시부모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그런데 내막을 알고 보면 아내보다 남편의 신체적인 이유로 불임인 경우도 제법 있다"면서 "시부모가 그런 사정도 모르고 며느리만 구박할 경우 며느리가 얼마나 억울하겠느냐"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불임은 결코 이혼사유가 되지 않는다. 성기능이 다소 문제가 있어도 이혼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결혼전부터 성기능이 불능인 것을 속인 경우는 혼인취소 사유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이 문제로 배우자나 배우자 부모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면 이혼사유가 될 수도 있다. 힘들어하는 사람에게는 남들과의 비교 보다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