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비트 SSD 세계 첫 양산

데이터 용량 33% 늘려
5GB급 영화 740편 저장
삼성전자가 4비트(QLC) 단위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사진)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3비트(TLC) 방식보다 데이터 저장 용량이 33% 높아졌다. 메모리반도체를 활용한 SSD는 처리 속도가 빠르고 안정성도 높아 자기디스크를 활용하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대체하고 있는 데이터 저장장치다.

삼성전자는 7일 4비트 낸드플래시를 기반으로 하는 4테라바이트(TB)급 ‘QLC SATA SSD’를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QLC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낸드플래시로 만들어진 세계 첫 SSD 제품이다. QLC 기술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한 개의 셀에 ‘0과 1’로 구분되는 이진수 네 자리의 데이터를 담는다. 현재는 셀 하나에 이진수 세 자리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TLC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QLC 기술을 활용하면 같은 크기의 칩에서 TLC보다 저장 용량을 33% 늘릴 수 있다. 데이터 처리 속도는 TLC와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데이터 저장기술을 혁신한 것은 2012년 TLC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SSD를 출시한 지 약 6년 만이다.삼성전자는 이르면 오는 10월 소비자를 대상으로 제품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1TB, 2TB, 4TB 등 세 가지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4TB급 SSD는 운영에 필요한 저장용량(전체의 7%)을 제외해도 5기가바이트(GB)급 고화질 영화 740편을 저장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소비자용 SSD 판매를 늘리기 위해 QLC SSD의 판매가격을 TLC와 비슷하게 책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도시바,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후발업체들도 올 연말 QLC 기반의 낸드플래시 양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