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익범 특검, 김경수 재소환 … 시상식 레드카펫 같은 손인사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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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특검, 김경수 지사 9일 오전 9시30분 재소환'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2차로 소환한다.
특검, 9일 김경수 재소환‥"준비한 질문 많이 남았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8일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 일당의 포털 댓글 조작을 공모했다는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9일 오전 다시 나와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지난 6일 피의자 신분으로 18시간에 걸친 첫 조사를 받은 후 사흘 만이다.특검팀은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첫 번째 소환에서 미처 다 하지 못한 질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드루킹이 운영한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보고 사용을 승인·묵인했다고 보고 있다.
이 밖에 2017년 12월 드루킹에게 일본 지역 고위 외교공무원직을 대가로 6·13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요구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박상융 특검보는 이날 "9일 오전 9시30분 김 지사가 다시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특검팀은 전날 "김 지사 측에서 재소환 때는 (김 지사를) 포토라인에 세우지 말았으면 한다"고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김 지사 측은 "재소환 때 포토라인에 서지 않게 특검에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해 때아닌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김 지사 측은 입장을 바꿔 "애초 특검팀에 ‘비공개 소환’ 가능성을 타진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특검 내부에서 어떻게 보고가 됐는지 ‘포토라인’의 문제로 발전된 것 같다"며 "김 지사는 두 번째 소환 조사에서도 취재진의 질문에 성심껏 대답할 것"이라고 했다.김 지사는 지난 6일 특검에 출석하면서 자신을 향해 응원하고 장미꽃을 던지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번쩍 들어 흔들며 마치 레드카펫 배우를 연상시키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이같은 김 지사의 행위는 자신은 드루킹의 댓글조작과는 무관하며 정치적 피해자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분석됐다. 하지만 검찰 소환되는 피의자의 모습으로는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아하게 손을 흔들며 지지자들에게 다가가서 악수를 청했던 모습은 기자들에게 레이저를 쏘며 검찰에 출석했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버금가는 또 다른 형태의 권력자의 오만하고 교만한 모습이었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한 권력자는 ‘거만한 레이저 눈빛’으로 또 다른 권력자는 ‘교만한 개선장군의 모습’으로 수사기관과 국민을 무시했다"면서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국민적 의혹을 사고 있는 사건에 연루되어 특검에 피의자로 소환된 데 대해서 국민들께 정중히 사과하는 것이 젊은 정치인의 최소한의 도리다"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소환 다음 날 오전 3시 50분께 조사를 모두 마치고 특검 건물에서 나오면서 "충분히 소명했다"고 말했다. 특검이 혐의를 뒷받침하는 유력한 증거를 제시했느냐는 질문에는 "유력한 증거나 그런 게 확인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