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택견 익힌 태권소녀 강보라 "개막이 기다려져요"

한국 태권도 세대교체의 선두 주자인 여고생 강보라(18·성주여고)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태권도 대표팀의 막내다.

고등학생은 겨루기·품새 대표 선수 18명을 통틀어 강보라뿐이다.하지만 대표팀 코치진은 강보라를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는다.

금메달만 따는 것이 아니라 세계 태권도계를 놀라게 할 것이라는 예상도 주저하지 않고 내놓는다.

주니어 무대에서는 마땅한 적수를 찾지 못하던 강보라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소희(한국가스공사), 2017년 무주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 심재영(고양시청) 등이 버틴 여자 49㎏급에서 당당히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됐다.아시안게임 전초전 격으로 지난 5월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결승에서 현재 세계태권도연맹(WT) 올림픽랭킹 1위인 파니파크 옹파타나키트(태국)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 생애 첫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두고 잔뜩 긴장할 법도 하지만 강보라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강보라는 8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태권도 선수단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아시안게임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는데 빨리 개막해서 경기를 뛰고 싶다"고 말했다.그는 "열심히 훈련하고 노력한 만큼 멋진 경기, 후회 없는 경기로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지금처럼만 하면 금메달은 딸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보이기도 했다.
강보라의 장점은 택견을 접목한 발기술이다.경북 성주에서 태권도 지도를 하는 강보라의 아버지 강호동(44)씨는 택견 전수자이기도 하다.

여섯 살 때 태권도 수련을 시작한 강보라도 어렸을 때부터 택견 동작도 몸에 익혔다.

강보라는 "택견은 넘어지면 지기 때문에 택견을 배운 나는 중심싸움에서 유리하다.

접근전에서도 상대 중심을 이용한 얼굴 공격 등을 잘하는 것 같다"고 자신의 장점을 들었다.

강보라는 요즘도 가끔 아버지와 택견 기본기를 다지는 훈련을 한다고 전했다.

강보라의 장래성을 본 태권도인들은 9년 연속 태극마크를 달고 3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하는 우리나라 태권도 간판인 이대훈(26·대전시체육회)에게 강보라를 견주곤 한다.

이대훈이 롤 모델이기도 한 강보라도 이를 잘 안다.

그는 "이대훈 오빠는 제가 보기엔 아주 큰 사람이다.

저한텐 과분한 타이틀인 것 같다"면서 "이대훈 오빠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강보라는 자신의 성격을 묻자 "경기 때는 다 죽일 것처럼 하는데 평소에는 낯가림이 심한 편이다"라며 수줍은 듯 웃어 보였다.

강보라의 여동생 미르와 쌍둥이 남동생 대한·민국도 태권도 선수다.

특히 강미르는 지난 4월 튀니지 함마메트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여자 42㎏급에서 우승하고 대회 여자부 최우수선수(MVP)로도 뽑힐 만큼 언니 못지않은 실력을 뽐내고 있다.

중학생인 미르가 고등학생이 되면 46㎏급에 출전하게 된다.

올림픽에서는 여자부 최경량급이 49㎏급이라 강보라가 동생과 함께 경쟁하는 날이 올 수 있다.

강보라는 "우리도 그런 얘기를 종종 한다"면서 "그땐 서로 안 봐주고 제대로 붙기로 했다.

동생한테는 절대 안 따라잡힐 거다"라면서 다시 한 번 미소를 지었다.

이날 진천선수촌을 방문한 강호동씨는 "100개를 하라 하면 꾀 안 부리고 다 하는 스타일이다"라고 딸 보라의 성실한 태도를 높이 평가하면서 "더 많이 할 수 있는 아이다.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많은 것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