光州 집값에 무슨 일이… 13개월 연속 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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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약세속 이상 급등광주광역시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활발한 데다 입주 물량이 줄어든 영향이다.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전국 평균을 웃도는 까닭에 투자 수요까지 몰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활발
입주 물량은 지난해 절반 수준
신축, 한 달 새 1억이상 '껑충'
전세가율 높아 갭 투자도 유입
◆사상 최고가 속출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광주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작년 7월부터 지난달까지 13개월 연속 상승했다. 올해 들어선 5월 0.09%로 주춤한 뒤 6월(0.19%)과 7월(0.20%) 반등했다. 자치구별로는 지난달 광산구(0.54%)와 동구(0.36%)가 연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남구도 0.35% 올라 강세를 나타냈다.
신축 아파트는 신고가 행진 중이다. 지난해 입주한 동구 학동 ‘무등산아이파크’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고층 매물 두 건이 5억7000만원과 6억원에 각각 팔렸다. 6월 같은 주택형 고층이 4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억원가량 올랐다. 연초 시세는 3억원 후반대였다. 가격이 단기 급등하자 계약이 중도에 파기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현지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계약금으로 4000만원을 받았던 집주인이 배액을 물고 매물을 거둔 경우도 있다”며 “가격 상승 폭이 위약금보다 클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광주 시내 다른 단지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2년 전 입주한 서구 화정동 ‘유니버시아드힐스테이트’ 역시 연초 대비 억대 웃돈이 붙었다. 현지 T공인 관계자는 “3단지 전용면적 84㎡ 24층 매물을 지난달 5억1000만원에 중개했다”며 “연초만 해도 4억원대에 움직였는데 1억원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학군이 뛰어나 주거 선호도가 높은 남구 봉선동에선 ‘제일풍경채엘리트파크’의 매매가격이 연초보다 1억원가량 올랐다. 올봄만 해도 6억원 초반에서 거래되던 전용 84㎡ 가격이 7억4000만원까지 상승했다. B공인 관계자는 “‘광주의 강남’으로 비유되는 봉선동은 학군이 뛰어난 데다 위락시설이 없는 게 장점”이라며 “매물은 뜸한데 매수 대기자는 줄을 서 있다”고 말했다.
분위기가 달궈지자 하락하던 법원 경매 낙찰가율이 반등하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광주지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지난 5월 88%로 바닥을 찍은 뒤 6월(90%)과 7월(95%) 연거푸 상승했다. 평균 응찰자는 6월 6.09명에서 7월 7.15명으로 많아졌다. 청약시장도 뜨겁다. 올해 광주에서 분양한 민간 아파트 6곳은 대부분 두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상무지구에서 분양한 ‘상무지구양우내안애’는 1순위 청약에서 105.8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전세가격 비율 80~90%
일선 중개업소들은 최근 나타난 급등세가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서구 쌍촌동 B공인 관계자는 “인구가 늘고 있지 않은 데다 뚜렷한 호재도 없다”며 “내년 공급 물량이 부담스러운 상황인데 일부 지역이 달아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광주 지역 아파트 입주 물량은 6197가구로 최근 3년 가운데 가장 적다. 지난해(1만1797가구)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내년 공급 예정 물량은 1만3800가구로 올해의 두 배 수준이다.전문가들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정비사업이 집값 상승의 도화선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그동안 도심에 대단지 아파트가 부족했지만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하지만 여전히 새집이 많지 않은 탓에 비교적 연차가 오래되지 않은 아파트도 뒤쫓아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에선 모두 50개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5곳이 최근 준공됐고 6곳은 공사 중이다.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마쳐 수년 안에 추가로 공급될 단지도 6곳이다.
갭투자 수요가 광주로 유입되고 있는 것도 원인이다. 치평동과 주월동 등지의 아파트는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80~90%에 이른다. 한 전업투자자는 “전세를 끼고 3000만~5000만원 정도로 소액 투자할 수 있는 아파트가 널렸다”고 말했다. 규제가 없는 것도 투자자들이 광주를 눈여겨보는 이유다.
구만수 국토도시계획기술사사무소장은 “지방 대도시에 투자하려는 이들은 집값이 지나치게 오른 대구와 세종시, 공급 물량 리스크가 있는 대전을 피해 광주로 몰리고 있다”며 “조정지역이 아니어서 세금 부담이 덜하다 보니 1년 단위 단기 투자 전략을 세우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