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스타트업을 범죄자로 내몰지 말라"는 절규

국내 최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어제 “스타트업을 범죄자로 내모는 단속 위주 행정을 중단해 달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놨다. 정부와 서울시가 법률적 검토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위법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승차공유 서비스 업체의 영업을 막고 사업 중단을 요구한 게 발단이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정부가 네거티브 규제(선 허용, 후 규제)를 통한 신(新)산업 육성을 약속하고 있지만, 일선 현장은 반대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산업들이 “관련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불법 취급을 받아온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스타트업 업계가 ‘단속 행정’을 문제 삼아 집단 반발하고 있는 것은 이대로 가다가는 공유서비스 등 신산업이 뿌리도 내리지 못한 채 좌초할 것이라는 절박감 때문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운송사업자 등 기존 사업자의 집단행동 가능성을 의식해 법리해석이 모호한 부분은 일단 불법으로 규정하면서 사업을 막고 있다.콜버스(심야 버스 공유), 풀러스(카풀 앱) 등 새 서비스가 나올 때마다 이익집단 눈치를 보느라 규제 궁리부터 해온 게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글로벌 100대 스타트업 중 70%가 사업을 할 수 없는 나라가 돼버렸다. “정부가 한쪽에서는 스타트업을 혁신성장 주역으로 치켜세우고, 다른 한쪽에서는 범법자 취급한다”는 업계의 한숨이 나오는 이유다.

철옹성 같은 ‘기득권 장벽’을 허무는 것은 지난(至難)한 과제다. 하지만 그것을 깨는 게 정부 역할이다. 그래야 청년들이 신산업에 도전하고, 새로운 기업이 성장하고, 좋은 일자리도 창출된다. 정부가 ‘규제혁신을 통한 혁신성장’을 외치고 있지만 기업들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규제혁신에 대한 정부의 진정성을 제대로 밝혀 달라”는 스타트업 업계 호소에 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