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마드 운영진 체포영장 발부 소식에 '편파수사' 논란 가열

남성혐오 논란을 빚는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 운영자에 대해 경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하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성별에 따라 '편파수사'한다는 논란이 또다시 불거졌다.

9일 경찰에 따르면 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해외에 거주하는 워마드 운영진 A씨에 대해 음란물 유포방조 혐의로 지난 5월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추적하고 있다.
전국의 경찰서가 워마드 관련 112신고나 고소 사건을 동시다발적으로 수사하는 가운데 부산경찰청의 수사내용 일부가 지난 8일 언론보도로 드러난 것이다.

부산경찰청은 지난 2월 접수한 워마드 남자 목욕탕 몰카 사진 유포 사건을 수사하면서 유포자뿐 아니라 운영진까지 방조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운영진에 대한 수사 소식이 알려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각종 소셜미디어에는 성별에 따른 '편파수사' 논란이 재가열되고 있다.
9일 오전 10시 기준 5만307명의 동의를 받은 "워마드 편파수사 하지말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은 "일간베스트, 오유(오늘의 유머), 디시(디시인사이드) 등 수많은 남초 커뮤니티에서 음란물이 유포되고 운영자는 이를 방조하고, 동참하고 있지만, 이는 한 번도 문제 삼은 적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해당 청원인은 "편파수사하지 말라고 하는 수만 여성의 목소리를 정부는 무엇으로 들은 것인가? 듣긴 들었는가?"라며 "소라넷은 해외 서버라서 못 잡고 일베(일간베스트)도 못 잡으면서 워마드는 잡을 수 있는 것인가?"라고 묻고 있다.

워마드에 대한 수사를 지지하는 청원글도 잇따르지만 이들 글에서조차 일베나 남초 사이트 운영진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소셜미디어에서도 '내가_워마드다' '동일범죄_동일수사' 등의 해시태그를 통해 워마드 운영자에 대한 체포 영장 발부를 규탄하는 누리꾼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그동안 '불법촬영 편파 수사 규탄시위'가 이달 4일까지 모두 4차례나 이어졌다.

4차 시위 때는 모두 7만명의 여성이 운집해 '나의 삶은 너의 포르노가 아니다'는 구호를 내걸고 불법촬영과 여성혐오에 대한 편파적 시각을 지적하며 엄중 수사를 촉구했다.
논란이 일자 민갑룡 경찰청장이 진화에 나섰다.

민 청장은 9일 경찰청 사이버성폭력 수사팀 개소식에서 "일베에 대해서도 최근 불법 촬영물이 게시된 사안을 신속히 수사해 게시자는 검거했다"면서 "우리 사회에서 그동안 여성이 차별받고 불법행위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측면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두고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해서는 수사 등 엄정한 사법조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