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담합 자진신고… '과징금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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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신고前 증거 확보돼"국내 화학시장에서 담합했던 한화가 자진신고를 하고도 수백억원대 과징금을 물게 되자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에서도 패소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관련 증거를 이미 충분하게 확보한 상태였기 때문에 한화의 협조가 무의미했다는 이유에서다.
한화, 감면 소송에서 패소
대법원 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한화가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재판부는 “한화는 공정위가 현장조사로 담합을 증명할 만한 증거를 충분히 확보한 이후에야 조사에 협조했다”며 “한화가 리니언시(담합 자진신고자 감면)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1심(서울고등법원) 판단이 적법하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법(제22조의2)과 시행령(제35조)은 공정위가 담합 행위를 입증하는 데 필요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진신고를 통해 담합 사실을 모두 진술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등 조사가 끝날 때까지 성실하게 협조한 경우 제재 처분을 감면받도록 하고 있다.
공정위는 2012년 4월 국내 화약시장을 양분한 한화와 고려노벨화약이 2001년부터 시장점유율과 공장도 가격 등을 담합한 것으로 보고 두 회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했다.
한화는 2012년 6월 공정위에 합의서 초안과 임직원 진술서 및 영수증 등 각종 담합행위 증거를 제출하고 제재 처분 감면을 신청했다.공정위는 2015년 4월 한화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509억원을 부과했다. 한화의 리니언시 요구에는 이미 증거를 충분히 갖춘 뒤 자진신고한 것이라며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화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가 최종 패소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