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상승세 타는데… 코스피 '왕따 신세'

이익 증가세 제동 걸린 한국기업

등돌리는 투자자들
하반기 들어 주요국 증시는 기업 실적 호조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한국은 경기 둔화와 기업 실적 부진 우려에 발목이 잡혀 맥을 못 추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2분기 실적이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한 7월 이후 지난 8일까지 1.1%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닥지수는 4.3% 떨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같은 기간 하락한 주요국 지수는 코스피·코스닥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9%) 정도다. 미국 다우(5.4%)와 나스닥(5.0%)을 비롯해 프랑스 CAC40(3.3%), 독일 DAX30(2.6%), 대만 자취안(1.9%), 영국 FTSE100(1.8%), 일본 닛케이225(1.3%) 등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코스피지수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데는 중국 본토증시(상하이종합지수) 움직임과 갈수록 밀접해지는 동조화 경향, 산업구조상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할 경우 중국으로의 중간재 수출이 피해를 입을 것이란 우려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근본적으로는 작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든 국내 상장기업의 실적 매력 탓에 투자자가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7월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3889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증시 전문가들은 상장사들이 실적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면 코스피지수가 다시 2011~2016년의 답답한 ‘박스피(박스권+코스피)’ 시절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