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습니다] 탄탄한 차체, 365마력의 '잘빠진 괴물' 718 박스터 GTS

경쾌하고 즉각적인 반응
카트 탄 듯 운전 재미 탁월해
배기음은 아쉬워
과거 6기통 엔진보다 특색 부족
독일 포르쉐의 718 박스터 GTS / 사진=박상재 기자
독일 포르쉐의 718 박스터 GTS(사진). 이름만 들어도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가슴을 설레게 하는 고성능 스포츠카다. 엔진을 차체 가운데 장착(미드십)하고, 최고 출력 365마력의 강력한 힘을 뿜어낸다.

최근 718 박스터 GTS를 타고 서울 시내와 고속도로 등을 200여㎞ 달려 봤다. 몸놀림이 경쾌했고 운전자 의도에 즉각 반응하는 직결감이 뛰어났다. 운전대만 잡으면 ‘왜 포르쉐’인지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이 차는 멀리서 볼 때부터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커다란 공기 흡입구, 날카로운 범퍼 디자인, 도로에 닿을 듯 낮은 차체는 달리기 위해 태어났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4개의 LED(발광다이오드)가 들어간 헤드램프는 브랜드 정체성을 내세우고 있다.

측면부 에어덕트(통풍관)와 GTS 로고, 전용 20인치 휠, 캘리퍼 브레이크, 뒷면 하단 가운데 있는 2개의 검은 배기구 등 차별화 요소도 눈에 띄었다.

운전석 문을 열자 차이가 더 확연하게 드러났다. 스티어링 휠(운전대), 스포츠 버킷 시트, 센터콘솔 곳곳엔 고급 신소재 알칸타라를 썼다. 알칸타라는 촉감이 부드럽고 내구성이 뛰어난 장점이 있다.
독일 포르쉐의 718 박스터 GTS / 사진=박상재 기자
차 열쇠를 꼽고 돌리니 ‘으르렁’하는 굉음이 귓전을 울렸다. 2.5L 4기통 수평대향 터보 엔진은 둥둥 거리는 거친 배기음을 뱉었다.

가속 페달을 꽉 밟자 가속력이 시원시원해 온몸이 시트에 파묻혔다. 한치 머뭇거림 없이 속도계 바늘을 끌어올린다. 718 박스터 GTS는 최고 출력 365마력, 최대 토크 43.8㎏·m의 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엔진 회전수(rpm) 1900~5000대에서 터져 나오는 토크는 7단 듀얼클러치 PDK 변속기와 짜맞춘 듯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시속 110㎞ 구간에서 3단을 유지한 채 맹렬하게 앞으로 치고 나갔다.속도를 더 높이니 무게 중심이 노면에 착 가라앉아 있는 듯 느껴졌다. 또 안정감이 높고 민첩한 움직임을 뽐냈다. 미드십인 만큼 차체 균형감도 좋았다.

이뿐 아니라 급격한 코너 등에서 앞뒤쪽은 재빠르게 따라붙는다. 작은 카트를 탄 듯 노면 상태와 섀시 강성 등이 몸으로 고스란히 전해졌다. 딱 한가지 주행의 재미를 확실하게 보장했다. 지붕(뚜껑)을 열고 다니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많았다.

차는 운전자의 작은 요구에도 예민하게 반응해줬다.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1초(스포츠 크로노 패키지 장착 시), 최고 속도는 290㎞다.다만 주행 시 배기음은 다소 아쉬웠다. 배기 시스템을 활성화해도 듣기 좋은 소리가 확 다가오지 않았다. 차의 성격과 가격을 감안할 때 두고두고 생각 나는 부분이다.

이 밖에 분명히 있는 터보 래그(turbo lag)가 자꾸만 과거 6기통 자연흡기 엔진을 떠오르게 했다. 수치상으로 보면 718 박스터 GTS가 월등하지만, 이전 모델이 온몸으로 전해주던 특유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코너링을 돕는 ‘토크 백터링’, ‘액티브 서스펜션 메니지먼트’ 등은 스포츠 주행을 쉽게 하도록 해준다. 옵션(선택 사양)으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카본 GTS 인테리어 패키지 등도 고를 수 있다. 판매 가격은 트림(세부 모델)별로 1억820만~1억1290만원이다.
독일 포르쉐의 718 박스터 GTS / 사진=박상재 기자
독일 포르쉐의 718 박스터 GTS / 사진=박상재 기자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