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탁구 김인순·양하은, '엄마는 주무, 딸은 국가대표'

김인순 "엄마 못한 걸 해내 뿌듯"…양하은, 단체전·혼복서 메달 기대
"제가 선수 시절 못했던 일들을 해내는 (양)하은이가 대견해요.이번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많이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
탁구 남녀 대표팀의 주무로 활동하는 김인순(51·대한항공 트레이너) 씨는 여자 국가대표인 양하은(24)의 어머니다.

'탁구 모녀(母女)'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대표팀의 주무와 주축 선수로 함께 나가게 된 것이다.김인순 씨는 1983년 바레인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이정학과 호흡을 이룬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사냥했던 탁구 청소년 대표 출신이다.

1985년부터 1988년까지는 대우증권의 전신인 대우중공업의 창단 멤버로 실업 무대에서 뛰었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때 국가대표 상비군에 포함됐지만 현정화, 양영자 등에 밀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김인순 씨는 자신이 하지 못했던 일들을 둘째 딸 하은이가 해내고 있는 게 고맙기만 하다.

여섯 살 때 처음 탁구 라켓을 잡은 양하은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여자단체전 동메달에 이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는 여자단식 동메달을 수확했다.
2015년 쑤저우 세계선수권대회 때는 중국의 쉬신과 호흡을 맞춘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양하은과 어머니 김 씨 모두 이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다.

양하은은 여자단체전과 혼합복식에 출전한다.

단체전에서는 결승 진출을 노리고, 혼합복식에서도 메달권 진입을 기대하고 있다.
김 씨는 대표팀의 주무로서 딸뿐만 아니라 남녀 선수들의 뒷바라지를 담당한다.

선수들이 담금질 중인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궂은일을 도맡아 한다.

훈련 중에는 흩어진 탁구공을 정리하는 건 물론 선수들의 간식 챙기기, 선수촌 방문하는 사람들 안내까지 담당한다.

김 씨는 "선수들이 선수촌 안에서만 생활하기 때문에 가끔 달콤한 것을 먹고 싶어 하면 나가서 초콜릿이나 빵 등 간식을 사오기도 한다"면서 "선수들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주무의 임무"라고 말했다.

작년 3월부터 대표팀 주무를 맡게 된 김 씨는 딸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인다.

김 씨는 "훈련을 쉬는 주말에는 딸을 데리고 산본 집에 갔다가 온다"면서 "지금은 코치님들이 기술적인 부분을 지도해주기 때문에 훈련이 없을 때 하은이의 말을 되도록 많이 들어주면서 대화 상대를 하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나가 엄마가 못한 걸 하는 것만으로도 뿌듯하고 자랑스럽다"면서 "하은이가 이번 아시안게임과 국가대표로는 마지막 올림픽 무대가 될지 모를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잘 마무리를 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양하은은 "엄마가 가까이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다"면서 "경기를 하기 전에 조언을 해주고, 용기를 주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8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는 언니들과 함께 나갔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는 부족함이 많았다"면서 "이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후회가 남지 않도록 단체전에서 메달을 따고 싶다.혼합복식에서도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