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교통 오지에서 전국연결망 도시로"…인천의 전철 혁명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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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선 청라 연장 본궤도…2호선 연장도 검토
검단·송도 잇는 도시철도는 2020년께 '첫 삽'

◆서울 지하철 끌어가는 인천경기도 부천·김포 등 일부 수도권 서부지역까지만 닿던 서울 지하철은 인천 곳곳으로 뻗는다. 서울지하철 2호선 청라 연장 사업이 대표적이다. 서울시와 인천시는 지난달 이 사업의 사전 타당성 조사를 다음달부터 내년 2월까지 공동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이는 2호선 홍대입구역과 인천 청라국제도시 사이 32.78㎞를 잇는 노선이다. 2호선 까치산역과 5호선 화곡역 사이 1.9㎞ 단절 구간도 새로 신설한다. 사업비 3조4700억원을 투입한다. 개통은 2027년 목표다. 서울시 관계자는 “연구 용역 결과 기술성·경제성이 타당하다고 판단되면 국토부에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해달라고 요청한 뒤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 용역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13년째 표류하던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 사업도 본궤도에 올랐다. 7호선 청라 연장은 인천2호선 석남역과 청라국제도시 사이(10.6㎞)에 정거장 6개를 짓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1조3045억원으로 국비 7827억원, 시비 5218억원이 투입된다. 사업 속도는 그동안 더뎠다. 2006년부터 사업이 추진됐으나 경제성 분석(B/C)이 0.29~0.56에 머물렀다. 통상 B/C 수치가 1.0을 넘어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 한 뒤 지금은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이 한창이다. 인천시는 올해 안으로 기본계획을 수립한 뒤 국토부 승인을 마치고 이르면 2021년께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7호선 청라 연장의 선행 구간인 7호선 부평구청역에서 성남역을 잇는 사업(연장 4.1㎞)은 2020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시는 오는 11월께 토목공사가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까지 사업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정거장 수가 2개에서 3개로 늘면서 2014년 5500억원이던 사업비가 6727억원으로 급증했다. 예산 분담을 두고 사업 시행기관인 인천도시공사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신경전을 벌이다 지난해 8월에서야 추가 건설사업비 분담 계획안을 확정했다. 인천도시공사와 LH가 6557억원을 내고 인천시가 나머지 720억원을 부담한다. 총사업비는 7277억원이다.
인천지하철 1호선 송도 연장은 2020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국제업무지구역에서 송도랜드마크시티역까지 820m 구간을 잇고 정거장 1개를 짓는 사업이다. 사업비 1347억원을 투입한다.구로~시흥~남동공단~인천역으로 이어지는 제2경인선 광역철도 사업도 기본 구상에 들어갔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박남춘 인천시장이 공약으로 내건 사업이다. 인천시는 국토부가 추진하는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노선과 연계해 제2경인선 사업을 추진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국 단절 구간을 이어 고속철이 다닐 수 있게 하는 작업은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담긴 국책 사업”이라며 “그동안 고속철 이용에 어려움을 겪던 인천 지역 주민들도 전국을 쉽게 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B노선(인천 송도~남양주 마석)의 경제성 평가 결과도 이르면 연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재조사를 진행 중이다. 2014년 2월엔 송도~청량리 구간으로 KDI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쳤으나 경제성 분석값(B/C)이 0.33으로 나왔다. 인천시에 따르면 사업 타당성이 있을 경우 사업자를 선정해 2021년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개통 목표는 2025년으로 잡았다. GTX는 평균속도 110㎞/h로 일반 도시철도(30㎞/h)보다 4배가량 빠르다. 개통 뒤엔 송도에서 서울역까지 22분, 청량리까지는 26분이 소요된다.
◆인천 청라·검단·송도 ‘수혜’…개통 시기는 ‘변수’
전문가들은 청라·검단·송도 신도시를 비롯해 인천 전체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지하철 1호선을 제외하면 인천에서 서울을 관통하는 노선은 없었다. 청라·검단·송도 등 일부 지역은 2000년대 택지지구 개발 당시 발표한 광역교통개선 대책에 전철망 신설이 포함돼 있었으나 수년째 착공에 들어가지 못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계획된 전철망이 차례로 개통하면 서울 접근성이 향상돼 주택 상가 등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초 계획대로 개통할 지는 미지수다. 이미 여러 차례 개통이 연기됐다.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사업은 2020년 착공, 2026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됐으나 기재부는 올해 초 인천시에 2022년 착공, 2029년 개통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는 지난 5월까지만 해도 “2026년 개통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인천발 KTX 직결 사업도 개통 시기가 2021년에서 2024년으로 미뤄졌다. 병목구간 노선 확충 등이 선행돼야 해서다.인천시 관계자는 “인천발 KTX가 반드시 지나야 하는 평택∼오송의 병목현상이 심해 복선 확대를 검토하는 예비타당성 조사가 준비 중”이라며 “국토부에서 개통이 2024년으로 늦춰진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첫 계획 당시 2015년 개통 목표로 추진된 인천1호선 검단 연장안도 사업비 문제로 인천도시공사와 LH가 갈등을 보이다 사업이 수년째 표류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철도 사업은 완공까지 10~20년 걸리는 경우가 많은 만큼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