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 와중에… 기관, '배터리 대장株'는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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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심화되고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은 낮아지면서 한국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5월 초 2500선을 넘었던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5일 2250선까지 떨어진 후 2300선 안팎에서 맴돌고 있다. 7월 들어 800선이 무너진 코스닥지수는 780선에서 고전하는 중이다.
조정장에서 대규모로 자금을 빼며 지수를 끌어내리는 주체는 기관투자가다. 기관투자가는 7월부터 지난 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2546억원, 코스닥시장에서 2999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총 1조5545억원 규모다.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일정한 조건에서 주식을 사고파는 프로그램 매매가 기관투자가의 매도세를 키운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매도 공세 속에서도 기관투자가가 ‘러브콜’을 보내는 종목들은 따로 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이나, 미·중 무역전쟁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 호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되는 주식들이다.유가증권시장에서 7월부터 이달 9일까지 기관투자가의 순매수 규모가 가장 큰 종목 1, 2위는 국내 전기차 배터리 대장주인 LG화학과 삼성SDI였다. 기관투자가는 이 기간 LG화학은 2368억원, 삼성SDI는 1932억원어치를 각각 사들였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판매된 신차 전체에서 전기차 비중은 1.3%에 불과했다”며 “전형적인 성장 초기 국면 시장으로 향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2분기 눈에 띄는 실적을 내놓지는 못했지만 신사업에 대한 기대를 받는 기업들도 있다. 카카오와 KT는 기관투자가가 전기차 배터리 대장주들 다음으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다. 카카오는 간편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의 사업 호조와 정부의 은산분리 완화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KT는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에 대한 기대에 매수세가 몰렸다는 평가다.
하반기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대표적인 종목은 포스코다. 중국의 철강 생산 제한 정책으로 철강재 가격 인상 전망이 나오며 7월부터 지난 9일까지 기관투자가가 596억원을 순매수했다. 김우신 한국경제TV 파트너는 “포스코는 철강 관세 이슈에도 실적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며 “기관투자가의 순매수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