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LG화학·삼성SDI 담고… '은산분리 완화' 수혜 카카오 등 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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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러브콜 받는 종목최근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기관투자가가 선택한 종목을 유심히 살피며 투자한다면 조정장에서도 선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신학수 파트너는 “주식시장 하루 거래대금이 20조원대에서 9조원대로 급감하는 등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며 “이럴 때 ‘큰손’인 기관투자가가 사들이는 종목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好실적 이어가는 전기차 배터리주
후성, 11일간 기관 순매수 이어져
반도체 특수가스 업체도 관심둘 만
전자결제 대행 NHN한국사이버결제 등
성장성 높은 종목 위주로 쇼핑
“시장 이끌 전기차 배터리주”증권업계에서는 최근 “하반기 한국 증시에서 주목해야 할 몇 안 되는 분야 중 하나가 전기차 배터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수출주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내수는 부진한 상황에서, 전기차가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으며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전기차 시장에 출하된 배터리 총량은 전년 동기보다 84.3% 늘었다. 한국의 양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로 꼽히는 LG화학과 삼성SDI에 기관 매수세가 몰리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LG화학은 최근 2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하며 전지(전기차 배터리 포함) 부문 매출이 사상 최대인 1조494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2020년 전기차 배터리 매출과 생산능력 목표를 기존 8조원과 70기가와트(GW)에서 14조원과 90GW로 대폭 올려잡았다”며 “상반기 실적으로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자신감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삼성SDI는 2분기 영업이익이 152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96.52% 증가하며 깜짝실적을 냈다. 회사 측은 “하반기 전기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자동차전지 시장이 성장해 상반기보다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전년 동기보다 384.09% 증가한 5659억원 수준이다.전기차 시장의 수혜는 배터리 생산 업체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기차 배터리의 재료인 불소화합물 사업을 하는 후성은 지난 9일까지 최근 12거래일 중 하루를 빼고 기관이 모두 순매수했다. 총 순매수 금액은 376억원이다. 조민규 한국경제TV 파트너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과 반도체를 제조할 때 필요한 반도체 특수가스 사업이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에 기관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여전히 성장주 찾는 기관
기관은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어도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베팅’하기도 한다. 카카오는 지난 9일 2분기 영업이익이 2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2%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관은 이날 카카오 주식 40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7월부터 지난 9일까지는 총 134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인터넷전문은행에 은산분리 예외 규정을 도입하려 하고 있어 카카오뱅크의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질 예정”이라며 “그 외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등 다양한 신사업들이 성과를 내며 카카오 주가를 올릴 것”이라고 기대했다.전자결제 대행 사업을 하는 NHN한국사이버결제의 경우 기관투자가가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9일까지 17거래일 중 2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수했다. 신학수 한국경제TV 파트너는 “대형 온라인 쇼핑몰과 게임사가 주요 고객”이라며 “스마트폰 결제 및 인증 사업의 성장성이 높아 기관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경제TV 전문가들이 꼽은 알에스오토메이션은 로봇과 스마트팩토리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에 사용되는 부품인 로봇 모션 제어장치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1분기에 약 9100만원 영업손실을 냈지만 보유한 기술의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이효근 파트너는 “알에스오토메이션은 생산라인에 로봇을 사용하는 스마트팩토리 관련 종목으로 분류된다”며 “최근 삼성전자가 발표한 180조원 투자 계획의 수혜도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