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0곳 '둥지'… 메커트로닉스 메카된 시화MTV

김낙훈의 현장 속으로

다원시스·대주전자재료 등
'월드클래스 300' 기업 입주
정보기술 융합형 제품 생산

2022년께 1000곳 입주
연간 생산액 약 9조원
고용 인원 7만명 이를 듯
경기 시흥시 시화MTV에 입주한 에이스기계에서 근로자가 수출용 ‘고속 포장박스 자동 접착기’를 제작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nhk@hankyung.com
경기 시화·반월산업단지 남쪽에 시화호를 매립해 조성한 산업단지 시화MTV(멀티테크노밸리)가 있다. 대모엔지니어링은 내달 이곳에서 300억원을 투자, 내년 말 완공 목표로 연면적 1만2300여㎡ 규모의 공장을 착공한다. 이 회사는 암반을 뚫는 브레이커, 건물을 부수는 크러셔 등을 생산해 7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최근 브레이커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 암반 상태를 스스로 파악해 힘을 조절하는 ‘스마트 브레이커’로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이 회사의 이병기 사장은 “새 공장에는 다양한 복리후생시설을 갖춰 우수 인재 확보에 나설 것”이라며 “첨단 메커트로닉스 제품 개발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입주 기업들이 공장 가동을 시작한 시화MTV에는 4년 만에 800여 개 기업이 둥지를 틀었다. 기술력 있는 기업들이 속속 입주하면서 메커트로닉스(기계와 전자 융복합 산업)와 부품·소재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메커트로닉스산업의 중심

시화MTV 총면적은 650만㎡. 바다를 메워 조성했다. 이 중 42%인 273만㎡가 산업용지로 쓰이고 있다. 이곳에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기업들이 속속 입주하며 단지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핵융합전원장치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갖춘 다원시스를 비롯해 오토젠 대주전자재료 대모엔지니어링 등은 정부가 글로벌 기업 육성을 위해 선정하는 ‘월드클래스300’에 선정된 기업들이다.

현재 입주 계약을 맺은 기업은 860개이며,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업체는 750개가 넘는다. 2014년 말 50여 개에서 4년 동안 약 15배 늘었다. 시화MTV 조성 공사는 2020년 마무리되고 공장은 2022년께 모두 완공될 전망이다.

입주 기업들은 전기·전자와 기계, 부품·소재업체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가 306개로 가장 많다. 이어 기계 241개, 철강 172개, 석유화학 26개 등이다. 이들은 기계와 전기·전자 혹은 정보기술이 결합한 분야에 뛰어들면서 융합형 제품이나 정밀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에이스기계가 그중 하나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고속 포장박스 자동 접착기’는 시간당 생산 능력이 7만 장에 달한다. 신기술 인증을 받은 이 설비는 외국 제품에 비해서도 40%가량 빠른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복합한 제조공정을 거쳐야 하는 맥주 6병들이 종이캐리어 제작설비 등을 개발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조흠규 한국산업단지공단 시화MTV 사무소장은 “입주 기업의 가동이 본궤도에 오르면 총 입주 기업은 약 1000개(임차공장 포함), 연간 생산액은 약 9조원, 고용인원은 약 7만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공장 건립 잇따라

공장을 짓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정밀금속부품 생산업체 유니락이 둥지를 튼다. 지난달 대지 2만㎡, 연건평 1만5000㎡ 규모의 공장을 착공한 유니락은 튜브 피팅과 밸브 등 초정밀 관이음새 전문 제조업체다. 튜브 피팅은 튜브와 튜브를 연결하는 부품으로 가스나 액체 등 내부 물질이 새어 나오면 안 되기 때문에 높은 정밀도를 필요로 한다. 이 회사는 재질 형태 크기별로 6000여 가지를 생산한다. 석유·가스·석유화학 플랜트, 발전소, 조선소, 반도체 및 LCD(액정표시장치) 공장에 공급하고 있다. 수출 국가는 미국 등 40여 개국에 이른다. 유명호 유니락 사장은 “내년 2월께 새 공장에 입주할 예정”이라며 “초기 투자 300억원과 후속 투자 180억원을 합쳐 시화MTV에 모두 480억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자동차부품업체 오토젠과 대주전자재료도 이곳에 공장을 짓고 있다. 소재업체인 대주전자재료는 고분자재료, 태양전지재료 등을 만드는 업체다. 이 회사는 2차전지 소재인 리튬이온전지의 신규 음극재를 개발해 국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음극재 용량을 기존 제품보다 4배 이상 높일 수 있는 고효율·고용량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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