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한전, 전기요금 인하에 실적·주가 '흔들'…반등 시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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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악재에 눌린 한국전력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원재료값 인상과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등의 여파에 떨어진 주가는 잠시 반등세를 보이는 듯 했으나 전기요금 인하 우려에 실적 부진 전망까지 나오면서 다시 저점으로 밀렸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주가 상승이 어려울 것으로 봐 신중한 접근을 권고했다.
14일 오전 2시45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전의 주가는 전날 대비 750원(2.41%) 내린 3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하락폭이 3.05%까지 커지면서 52주 최저가(3만200원)를 기록했다.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8.55% 하락했고 연초에 비하면 19.33% 떨어졌다.전날 6871억원의 2분기 영업손실을 발표한 탓이다. 6년만에 3분기 연속 적자가 발생하면서 시장에서는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화 약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 그리고 기저발전 감소에 비용이 늘었다"며 "지난 2분기 영업적자는 컨센서스(시장 기대치)를 밑돌아 6871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노후 석탄발전소 가동정지와 원전 이용률 하락이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의 실적에 대한 전망도 부정적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한전의 3분기 이익은 지난해 3분기보다 49% 줄어든 1조4100억원으로 예상됐다. 4분기에는 4900억원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우려됐다.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은 사상 최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하반기 원전 가동률은 75%까지 회복되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연료비와 전력 구입비 부담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시장에서는 정부의 전기요금 인하 검토에 따른 실적 하락 우려가 큰 상황이다. 정부는 최근 7~8월 두달간 한시적으로 3단계 누진구간 중 1~2단계를 각각 100kW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전기요금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1단계 상한은 300kW, 2단계는 500kW로 확대되면서 총 2716억원(가구당 평균 1만370원)의 인하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7~8월 한시적 주택용 누진제 완화와 사회적 배려계층 복지할인 확대로 3분기 매출이 약 3000억원 가량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전기요금 관련 정책이 앞으로의 실적에도 부담을 줄 것이란 관측에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전망치도 낮아지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한전의 목표가를 기존 4만4000원에서 4만원으로 하향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전망치를 4만3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내렸다.악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영국 원전 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해지와 자회사의 북한 석탄 수입 의혹 등도 한전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요인이다. 이에 한전 주가는 4년7개월 만의 최저치 수준을 보이고 있다. 주가가 주당순자산의 몇 배인지 알려주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8배에 불과하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원전 이용률 감소로부터 시작된 실적 부진은 석탄·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급등에 따른 연료비 부담과 누진세 완화까지 이어지며 조정 폭이 커졌다"며 "또한 북한산 석탄 수입관련 이슈가 불확실성으로 남아있기에 악재가 모두 소진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최근까지 한전을 괴롭히고 있는 각종 악재가 실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누진제 완화 가능성은 낮고, 한시적 요금 인하의 경우에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며 "지난 2015년 7~9월 3개월간 전기요금을 한시적으로 인하했지만 이를 매출액으로 환산할 때 256억원 감소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전력의 해외 원전 운영 사업의 이익 규모가 크지 않다"며 "영국 원전 수주 여부가 역시 주가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실적 하향 조정이 마무리 국면에 이르렀다는 시각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한 연구원은 "한전의 각종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이고 추가적인 연료비 급등이 없다면 실적 하향 조정은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된다"며 "전기료 인상, 원전 이용률 반등 등으로 인해 내년 이후에는 실적이 개선될 여지도 있다"고 전망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14일 오전 2시45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전의 주가는 전날 대비 750원(2.41%) 내린 3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하락폭이 3.05%까지 커지면서 52주 최저가(3만200원)를 기록했다.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8.55% 하락했고 연초에 비하면 19.33% 떨어졌다.전날 6871억원의 2분기 영업손실을 발표한 탓이다. 6년만에 3분기 연속 적자가 발생하면서 시장에서는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화 약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 그리고 기저발전 감소에 비용이 늘었다"며 "지난 2분기 영업적자는 컨센서스(시장 기대치)를 밑돌아 6871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노후 석탄발전소 가동정지와 원전 이용률 하락이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의 실적에 대한 전망도 부정적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한전의 3분기 이익은 지난해 3분기보다 49% 줄어든 1조4100억원으로 예상됐다. 4분기에는 4900억원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우려됐다.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은 사상 최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하반기 원전 가동률은 75%까지 회복되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연료비와 전력 구입비 부담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시장에서는 정부의 전기요금 인하 검토에 따른 실적 하락 우려가 큰 상황이다. 정부는 최근 7~8월 두달간 한시적으로 3단계 누진구간 중 1~2단계를 각각 100kW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전기요금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1단계 상한은 300kW, 2단계는 500kW로 확대되면서 총 2716억원(가구당 평균 1만370원)의 인하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7~8월 한시적 주택용 누진제 완화와 사회적 배려계층 복지할인 확대로 3분기 매출이 약 3000억원 가량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전기요금 관련 정책이 앞으로의 실적에도 부담을 줄 것이란 관측에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전망치도 낮아지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한전의 목표가를 기존 4만4000원에서 4만원으로 하향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전망치를 4만3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내렸다.악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영국 원전 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해지와 자회사의 북한 석탄 수입 의혹 등도 한전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요인이다. 이에 한전 주가는 4년7개월 만의 최저치 수준을 보이고 있다. 주가가 주당순자산의 몇 배인지 알려주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8배에 불과하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원전 이용률 감소로부터 시작된 실적 부진은 석탄·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급등에 따른 연료비 부담과 누진세 완화까지 이어지며 조정 폭이 커졌다"며 "또한 북한산 석탄 수입관련 이슈가 불확실성으로 남아있기에 악재가 모두 소진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최근까지 한전을 괴롭히고 있는 각종 악재가 실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누진제 완화 가능성은 낮고, 한시적 요금 인하의 경우에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며 "지난 2015년 7~9월 3개월간 전기요금을 한시적으로 인하했지만 이를 매출액으로 환산할 때 256억원 감소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전력의 해외 원전 운영 사업의 이익 규모가 크지 않다"며 "영국 원전 수주 여부가 역시 주가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실적 하향 조정이 마무리 국면에 이르렀다는 시각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한 연구원은 "한전의 각종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이고 추가적인 연료비 급등이 없다면 실적 하향 조정은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된다"며 "전기료 인상, 원전 이용률 반등 등으로 인해 내년 이후에는 실적이 개선될 여지도 있다"고 전망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