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한 달…강북에선 장 보고 강남에서는 명품 산다

강남권 명품·여성패션, 강북권 식품·생활·아동 등 선호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후 퇴근하고 백화점 찾는 고객들 많아져
신세계百, 평일 6시 이후 매출 8.6%↑…백화점 전체 신장률보다 높아
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퇴근 후에 백화점에 자주 방문합니다. 주말보다 상대적으로 한산하고 백화점이 사무실 근처에 있기도 하거든요."

명동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A씨는 다가오는 휴가 준비를 위해 퇴근 이후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방문했다. 야근이나 회식으로 엄두도 낼 수 없었던 평일 저녁 쇼핑이지만,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개인적인 쇼핑은 평일 저녁을 이용하는 일이 잦아졌다.셔츠, 반바지 등을 두루 둘러본 뒤 아이를 위한 옷도 구매한 시간은 오후 7시 30분. A씨는 "전에 비해 빨라진 퇴근시간으로 개인적인 쇼핑은 평일 저녁시간을 이용한다"며 "주말엔 가족들과 함께 장을 보거나 선물을 사기 위해 백화점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지 한 달여가 지난 8월,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의 시간이 달라지고 있다. '저녁이 있는' 직장인 고객들로 인해 평일 저녁 시간 쇼핑 고객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실제 주 52시간 근무제가 첫 시행된 7월 한 달간 신세계백화점의 평일 6시 이후 매출은 시행 직전인 6월 대비 8.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백화점 전체 신장률(6월 대비 2.8%)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주변에 사무실이 많아 직장인들이 방문하기 편리한 서울 3개 점포(본점/강남점/영등포점) 역시 지난 6월 대비, 7월 6시 이후 매출이 5.8% 신장하는 등 근무시간 단축으로 인한 ‘저녁 있는 삶’이 고객들의 쇼핑 시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일 6시 이후 매출 비중도 늘어났다. 신세계백화점 서울 3개 점포의 평일 6시 이후 매출 비중은 전월보다 2.9%포인트 늘어난 25.1%를 기록했ㄷ. 특히 백화점의 주 고객층인 30~40대 고객의 매출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전보다 12% 신장하며 저녁시간 매출 신장을 견인했다.

점포가 위치한 인근 상권에 따라 선호하는 장르도 다양했다.강남 고객들은 명품과 여성복을, 명동을 중심으로 한 강북권 고객들은 남성패션, 생활·아동 장르를 선호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인근에 회사가 많은 강북, 특히나 명동의 경우에는 남성복과 아동 관련한 장르가, 강남에서는 퇴근 이후 백화점을 찾는 인근 여성 고객들로 인해 명품·잡화, 여성 패션 소비가 두드러졌다.

이에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영등포점은 남성과 여성패션 행사를 열고 퇴근하는 직장인 고객들의 발걸음을 사로잡을 계획이다.먼저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신관 5층에서 남성패션 여름 상품 클리어런스 행사를 진행한다. 헤지스, 갤럭시라이프스타일, TI포맨 등이 참여하는 이번 행사는 헤지스 라운드 티셔츠 5만5300원, 갤럭시 라이프스타일 면바지 5만9000원 등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여름 신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강남점에서는 오는 17일부터 23일까지 진도모피, 동우모피, 사바띠에 등 유명 모피 브랜드가 최대 70% 할인되는 특가상품을 선보이는 ‘한여름 신세계 모피 페어’가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또 영등포점 A관 2층에서는 17일부터 23일까지 러브앤쇼, 케네스레이디, EnC 등 인기 여성 캐주얼 브랜드가 대거 참여하는 ‘여성 캐주얼 인기 상품 제안전’이 펼쳐진다.박순민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인한 ‘저녁 있는 삶’ 트렌드를 겨냥해 3040 고객들을 위한 맞춤형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사회적인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프로모션 기획을 통해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