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백원우 靑민정비서관 소환…드루킹 댓글작업 알았나 추궁

김경수로부터 도움 요청받고 드루킹 인사청탁·협박 문제 무마 의혹
특검, 권한 남용 여부 조사…피의자 전환될 경우 파장 커질 듯
'드루킹' 김동원씨의 인사청탁 등에 대한 청와대 차원의 대응을 주도한 의심을 받는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15일 참고인 신분으로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고 있다.특검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 강남역 인근 특검 건물 9층 영상녹화조사실에서 백 비서관을 상대로 드루킹의 댓글작업을 어디까지 알고 있었으며 그의 인사청탁 등과 관련해 어떤 조처를 했는지 등을 묻고 있다.

소환 시간보다 15분 일찍 특검에 도착한 백 비서관은 '드루킹의 댓글조작을 알았느냐'는 질문에 "성실히 잘 조사를 받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드루킹의 최측근이자 오사카 총영사 인사청탁 대상자인 도모 변호사를 만나 어떤 대화를 했느냐는 질문 등에도 "안에 들어가서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백 비서관은 올해 2월 말 당시 국회의원이던 김경수 경남도지사로부터 "드루킹으로부터 반(半)협박을 받고 있다"는 취지의 도움 요청을 받았다.

드루킹이 김 지사의 당시 보좌관 한모씨에게 500만원을 건넨 사실을 거론하면서 도 변호사를 오사카 총영사에 임명해 달라고 집요하게 요구한다는 내용이다.

이후 드루킹은 3월 21일 오전 9시 경찰에 체포됐고, 드루킹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이 한창이던 오전 10시 백 비서관은 도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제안했다.백 비서관은 같은 달 28일 도 변호사를 청와대 연풍문 2층으로 불러 1시간 남짓 면담했다.

당시 대화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도 변호사는 면접성 자리로 알고 백 비서관을 만났다고 주장한다.

특검은 백 비서관이 사정기관을 총괄하는 자리에 있는 만큼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 지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사기관을 움직이는 등 자신의 권한을 남용했을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다.아울러 그가 드루킹의 댓글 작업 행위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도 변호사를 직접 만난 것은 아닌지, 도 변호사에게 드루킹 일당을 회유하기 위해 부적절한 제안 등을 하지는 않았는지 등도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은 일단 그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미 백 비서관이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 사건 '뒤처리'에 관여한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어서 조사 결과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피의자 전환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현직 민정비서관이 피의자가 될 경우 적잖은 파문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백 비서관이 드루킹 일당의 댓글 작업을 알고 있던 것으로 밝혀지면 그에게 도움을 청한 김 지사가 몰랐다는 주장 역시 설득력을 잃게 되는 만큼 이날 조사 내용에 정치권의 시선이 쏠려 있다.

특검은 백 비서관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특검 수사가 문 대통령의 측근인 여권 핵심 인사들을 정면으로 겨누면서 일각에서는 특검의 요청 여부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수사 기간연장을 거부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을 맞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검법 제9조 제3항은 특검이 1차 수사 기간 60일 동안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 대통령에게 사유를 보고하고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1차례에 한해 30일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허 특검은 이달 22일께 문 대통령에게 기간연장을 요청할 가능성이 거론된다.이 경우 문 대통령은 25일 전까지 승인 여부를 특검에 통지해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