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회사채 시장에 몰리는 부동자금… 7월 청약 경쟁률 '사상 최고'

신세계·에쓰오일 등 19개 기업
평균 3.95대1…8.9조 매수주문
▶마켓인사이트 8월15일 오후 4시27분

시중에 넘치는 유동성이 회사채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달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사전 청약) 경쟁률이 지난 5월 이후 3개월 만에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리 상승세에 정기적으로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확정금리형 상품에 부동자금이 쏠리면서 회사채 투자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 매체인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신세계 에쓰오일 포스코 등 19개 기업이 2조26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 총 8조9236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렸다. 평균 3.9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 2012년 4월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후 월별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올해에만 최고 경쟁률 기록이 세 차례 깨질 만큼 회사채 시장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회사채 수요예측 경쟁률은 지난 1월 3.74 대 1, 5월 3.82 대 1을 기록한 데 이어 어느덧 4 대 1을 넘보고 있다. 올해 1~7월 회사채 수요예측에 들어온 매수 주문만 67조9726억원으로, 이미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인 지난해(70조655억원) 기록에 근접했다.기관투자가들은 금리 변동성이 커지자 올초부터 채권가격 변동을 노린 매매보다는 고금리 채권을 보유해 정기적인 이자 수익을 올리는 쪽으로 투자전략을 변경했다. 14일 3년 만기 ‘AA-’ 등급 회사채 평균 금리는 연 2.721%로 지난해 초(연 2.097%)보다 0.624%포인트 뛰었다. 같은 만기의 국고채(연 2.063%)보다 금리가 0.658%포인트 높다.

개인투자자도 이 같은 분위기에 불을 붙였다. 개인들은 증권사 소매판매 부서를 통해 수요예측에 참여해 회사채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금리가 연 3.5%를 넘는 신용등급 ‘A-’ 이하 채권이 인기다. 지난달 말 SK해운(신용등급 A-)과 대한항공(BBB+)이 벌인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매수 주문의 상당 물량을 개인이 채웠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1~7월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의 회사채(은행채·자산유동화증권 포함) 순매수 규모는 2조5333억원으로 이 기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