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는 방산株, 반등은 언제쯤…

KAI·한화에어로스페이스·LIG넥스원

남북 화해무드에 실적부진 여파
올들어 12~39% 급락

한화에어로스페이스·KAI
PBR 1배 안팎 '저평가' 매력
3분기 영업이익도 개선 전망
한국항공우주(KA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 방산주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남북한 화해 분위기에다 실적 부진, 마리온 헬기 추락 사고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 투자자의 관심이 멀어졌기 때문이다. 업체별 실적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3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현재 주가 수준이 자산 가치를 밑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은 저가 매수할 만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 들어 하락 거듭한 방산주LIG넥스원은 지난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4.59%(1550원) 하락한 3만2250원에 마감했다. 장중엔 3만850원(-8.73%)까지 떨어지며 최근 1년 최저가를 새로 썼다. 13일 발표한 2분기 영업이익이 131억원으로 전년 동기(249억원)보다 47.3% 급감한 영향을 받았다. 이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천궁’ 등 대형 무기 사업이 끝났고 해외사업 부문에서 일부 물량의 납품이 지연됐다”며 “연구개발 프로젝트로 인한 손실 충당금도 약 80억원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자주포와 탄약 운반차 등을 제작해 납품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2분기 영업이익이 138억원으로 40.37% 감소했다. 미국 파트너사(프랫앤드휘트니)와의 항공기 엔진 공동개발사업(RSP) 비용이 작년보다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작년 2분기 결빙 등 품질 문제로 기동헬기 수리온 납품이 중단돼 적자를 냈던 한국항공우주는 2분기 333억원의 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하지만 시장 기대치엔 못 미쳤다는 평가다.

방산주들은 미·북 정상회담이 무산 위기에 처했던 지난 6월 반짝 반등했을 뿐 올 들어 줄곧 내림세를 보였다. LIG넥스원은 6월 이후 36.76% 떨어졌고, 한국항공우주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각각 12.95%, 29.11% 하락했다.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 실적까지 악화하면서 외국인이 대거 매물을 쏟아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외국인은 올 들어서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1386억원, 한국항공우주를 1554억원, LIG넥스원을 384억원어치 순매도했다.◆엇갈리는 실적 전망… 저평가 매력 높아

3분기 이후 실적 전망은 엇갈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하반기 이익이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분기 테크윈 등 자회사 실적이 개선됐고, 별도 기준으로 봤을 때 RSP 비용을 빼면 이익이 늘었다”며 “하반기엔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평가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14일 주가가 5.15% 반등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회사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전년 동기 대비 1105% 증가한 262억원이다.한국항공우주는 세계 1위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 미국 공군 차세대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 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실적 개선 기대를 받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한 434억원이다.

반면 LIG넥스원은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은 2분기 실적 발표 후 일제히 LIG넥스원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수주 잔액이 작년 말보다 14% 감소했고 주요 수출시장인 중동에서의 산업재 발주 회복세가 더디다”며 “수출과 국내 양산이 늘어나고 수주 잔액이 반등하기 전까지 투자 의견을 높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 방산업체들의 밸류에이션 매력도는 글로벌 방산업체에 비해 높다는 평가다. 한국항공우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의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은 각각 2.97배, 0.54배, 1.08배다. PBR이 1배 이하라는 것은 회사가 가진 자산을 다 팔고 사업을 청산할 때의 가치보다 주가가 낮다는 뜻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은 PBR이 33.06배, 노스롭그루먼은 11.22배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