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네이버·제로페이·페이코… 20여종 '페이전국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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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페이 전쟁'
(1) 급부상하는 신종 페이
QR·바코드 방식 결제서비스
스마트폰 매개로 급속 확산
카카오페이 가맹점 연내 20만곳
NHN엔터 '페이코' 누적결제액
2년 만에 3배 이상 늘어 6조
기존 신용·체크카드 대체 주목

◆각종 페이만 20여 종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QR코드가 있다는 게 금융계의 전언이다. 제로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는 구매자가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판매자의 QR코드를 찍어서 결제한다. 구매자 은행 계좌에서 판매자 은행 계좌로 바로 돈이 넘어가는 구조다. 카드망을 거치지 않아 가맹점 수수료도 없다.문재인 대통령의 관심도 QR코드 확산 무드에 일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한 행사장에서 800원짜리 음료수를 QR코드로 결제해 본 뒤 “서울시가 선도적으로 성공 사례를 보여달라”고 말했다. 한국은행과 은행권이 내년 상반기에 QR코드 결제시스템을 내놓기로 하는 등 관련 기술표준 개발도 속속 뒤따를 예정이다.
카카오페이 QR코드 결제 가맹점은 지난달 8만 곳을 돌파해 연내 20만 곳에 달할 것으로 업체 측은 전망했다. 스마트폰 앱의 바코드를 켜서 결제하는 페이코 역시 누적 결제금액이 지난해 말 3조5000억원에서 이달 6조원까지 증가했다. 결제 이용자는 이달 800만 명으로 올 연말 1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페이코 측은 예상했다.
◆QR코드 방식 소비자가 품을까
관건은 QR코드 방식이 얼마나 확산되느냐에 달려 있다. 등장했다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결제방식도 많기 때문이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5월 손바닥 정맥을 활용한 ‘핸드페이’ 결제시스템을 선보였지만 확산되지 못했다.일각에선 QR코드를 사용하는 절차가 카드만 내밀면 되던 데 비해 복잡하다는 것을 약점으로 지목한다. 하지만 소득공제율 40%를 비롯한 강력한 유인책이 적용된다면 절차를 더 밟는 정도의 불편은 감수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QR코드가 스마트폰을 매개로 한 점은 확산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계 관계자는 “카드는 단순 결제기능밖에 없지만 QR코드는 스마트폰을 통한 서비스 확장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QR코드로 결제한 뒤 즉시 상품이나 서비스를 평가하는 식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의 생활 방식엔 QR코드 결제가 적합하다는 분석도 있다. 이진 카카오페이 사업부문장은 “정보기술(IT)의 발달에 따라 스마트폰이 생활 중심에 자리 잡으면서 ‘지갑 없는 시대’를 원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다”며 “얼마나 빠른 속도로 성장하느냐의 문제이지 신종 페이 확산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