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당선 돕던 안희정 아들, 父 무죄 판결 후 경솔한 SNS로 뭇매
입력
수정

안씨는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람은 잘못한 만큼만 벌을 받아야 한다. 거짓 위에 서서 누굴 설득할 수 있을까"라는 글과 자신의 웃고 있는 모습을 게재했다.'거짓으로 남을 설득하려 한다'고 지목된 상대는 자신의 아버지를 폭로한 전 수행비서 김지은 씨로 해석이 가능하다.
유무죄 논란을 떠나 자신의 아버지가 '미투' 폭로의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충남도지사 직을 사퇴하고 민주당에서도 제명되는 등 5개월간 마음 고생한 끝에 '무죄' 판결을 받자 아들로서 소회를 남길 수 있다고 여겨지는 부분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말 앞에 적혀진 '상쾌'라는 한 단어였다.한 때 유력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기도 했고 충남 도정을 책임져 왔던 안 전 지사.
'성폭력 논란'은 법적으로 '무죄'일지 몰라도 도덕적으로는 치명타를 입을 수 밖에 없는 사건이며 부인 민주원 씨는 '불륜한 남편'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서 김지은 씨와의 불편했던 일화를 증언하는 등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1심이 무죄라고는 하지만 아직 대법원 판결까지 갈 길이 먼 상황에서 반성하고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판국에 아들 안 씨가 SNS '무죄 판결에 대한 기쁨을 '상쾌'라는 말로 표현하면서 경솔한 행위였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여성단체 및 야권에서는 '안 전 지사에 대한 무죄판결은 미투 운동에 대한 사형선고'라고 표현하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씨는 논란이 확산되자 SNS를 비공개로 전환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대선 당시 안 전 지사가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하자 문준용 씨를 대신해 '청년유세단' 합류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등 민주당의 든든한 우군이 됐던 안씨.이번 경솔한 발언으로 정치계 대표적인 '엄친아'에서 '철없는 아들' 이미지로 추락했다.
한편 안 전 지사 1심 무죄 판결에 대해 검찰은 "무죄 선고는 납득하기 어렵다. 항소심에서 충실히 공소사실을 입증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