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생활 속 경제이야기] 호텔 로비 향기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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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들이 후각 마케팅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지각 전이 효과’ 때문이다. 지각 전이 효과란 특정 감각기관이 자극받으면 상호 연결된 다른 감각기관에도 영향을 준다는 이론이다. 예를 들어, 좋은 향기를 맡으며 음식을 먹으면 음식 맛이 배가된다든지, 부드러운 음악을 들으며 물건을 만지면 촉감이 더욱 부드럽게 느껴진다든지 하는 현상이 여기에 해당한다.이 때문에 JW메리어트, 리츠칼튼, 홀리데이인 등 세계적인 호텔 체인은 저마다 독특한 시그니처 향기를 만들어 사용한다. 투숙객이 호텔 로비에 들어오는 순간 쾌적하고 편안한 감성을 느끼게끔 하기 위해서다. 특히 이들 호텔은 호텔이 있는 곳의 특성을 반영해 각각 다른 향기를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바닷가 휴양지에 있는 호텔은 로비에서부터 시원한 바다를 연상시키는 향기가 느껴지게 해 휴양지에 왔음을 직감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교외나 산간 지역에 있는 지점에선 야생화 향기 등을 통해 한적한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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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 정보가 우리의 인지능력이나 감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연구 성과들은 향기를 활용한 후각 마케팅으로 이어져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특정 제품이나 브랜드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도록 만들고 있다. 이제는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무의식까지 생각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박정호 < KDI 전문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