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반도체 빼면 이익 '뒷걸음'… 日, 2년째 사상 최대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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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하는 일본 vs 주저앉는 한국
2분기 상장사 실적 희비
반도체 제외한 韓 상장사 영업益 3.1% ↓
주력산업 자동차·조선 이익은 55% 급감
日 상장사 순이익 8.9조엔…27.9% 급증
![< 코스피 15개월 만에 최저 > 코스피지수가 16일 18.11포인트(0.80%) 내린 2240.80으로 마감, 작년 5월2일(2219.67) 이후 1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2분기 상장사 실적에 대한 실망감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https://img.hankyung.com/photo/201808/AA.17534169.1.jpg)
◆한국, 3곳 중 1곳 ‘어닝쇼크’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분석이 가능한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45% 늘어난 44조4874억원에 그쳤다. 2분기 순이익 역시 전년 대비 3.36% 늘어난 32조4777억원에 그치며 2016년 3분기(2.76%)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도체 호황에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반도체 기업을 제외하면 실적 부진은 더욱 도드라진다. 두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20조5802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상장사 영업이익 합계는 전년 동기 대비 3.11% 감소한 23조9072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자동차와 조선사들이 포함된 운수장비 업종의 2분기 영업이익은 55.36%나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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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한국거래소와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중 연결재무제표 분석이 가능한 844개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 줄어든 2조43331억원에 그쳤다. 제약·바이오 업종의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제약 업종의 2분기 순이익은 22.23% 급감했다.
◆도요타자동차 영업이익 19% 급증반면 일본 상장사들은 미국 경기 호황과 엔화 약세 등 호재에 힘입어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날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1588개 상장사(금융회사 제외)의 순이익 합계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9% 증가한 약 8조9025억엔(약 90조6639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도 16.5% 증가한 11조7225억엔(약 119조3198억원)을 기록했다.
일본 기업 실적 개선은 미국 등 해외경기 영향을 크게 받는 제조업이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일본 경제의 주축인 ‘전·차 군단’의 활약이 돋보였다. 전기 분야는 2분기 순이익이 2.7배 급증해 전 업종 가운데 이익 증가 규모가 가장 컸다.
소니는 2분기 영업이익이 23.7% 늘어났고, 파나소닉(19.2%) 히타치제작소(12.4%) 등 주요 IT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도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업계는 전 업종 중 최대 규모 영업이익(1조8970억엔)과 순이익(1조3747억엔)을 거뒀다. 대표기업인 도요타자동차의 영업이익은 18.9% 급증한 6827억엔(약 6조9445억원)에 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달러당 111엔 전후로 엔화 약세가 진행되고 있어 하반기에도 주요 수출 기업이 좋은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형주 기자/도쿄=김동욱 특파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