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경기침체기 수준으로 떨어진 코스피, 투자시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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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미중 무역분쟁, 신흥국 위기설 등 잇따르는 글로벌 경기 악재로 인해 경기침체기 수준으로 하락했다. 당분간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우려가 계속될 전망인 만큼, 투자시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7일 오후 1시3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47포인트(0.29%) 오른 2247.27을 기록 중이다. 지수는 전날 신흥국 위기설 등에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2218.09를 기록, 연중 최저치를 경신한 뒤 이날 들어 미중 무역분쟁 협상 재개 등 소식에 힘입어 하루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일부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신흥국 변동성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지수 하단 예측과 저점 진입 타이밍 등으로 활용됐던 주가순자산비율(PBR) 0.9~1배 선이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전날 코스피는 장중 2220선 아래로 하락했다. NH투자증권이 제시한 코스피 12개월 선행 PBR 0.9배인 2232포인트 선을 밑돈 수치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전날 장중 크게 하락해 지지선을 이탈했는데, 이는 실물 경기 위축을 선반영한 수준까지 하락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오 연구원은 한국의 외환보유액 및 단기외채 등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최근 코스피의 하락폭이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실제보다 더 큰 공포를 반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그는 올해 주식시장 수익률이 부진한 국가들의 공동점인 특징으로 원유 수입, 경상수지 적자, 높은 환율 변동성, 글로벌 경기 민감도 등을 꼽았다. 특히 경상수지가 적자인 국가들이 미국 금리 인상 환경에서 위기국가로 거론된다고 했다.
오 연구원은 "외환 보유액이 단기외채를 상환하는데 부족하다는 인식이 생기면 통화 절하 속도가 빨라지면서 위기가 증폭되는데, 대표적으로 터키는 1분기 말 기준 단기외채는 1222억달러인데 반해 외환보유금액은 756억달러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한국은 외환보유금액이 지속 증가, 4000억달러를 넘어섰고 단기 외채는 1200억달러에 불과해 최근의 하락폭이 과도하다는 평가다. 그는 "한국 주식시장은 산업구조가 유사한 대만 주식시장과 비교해 수익률이 낮은데, 대만 대비 낮은 배당 수익률과 국내 기관투자자의 매도가 지수 하락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판단했다.이 같은 상황에서는 코스피 PBR 1배 등의 지수 하단 예측 지표를 투자시기 판단에 활용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PBR이 1배 미만인 시기는 크게 2008년 금융위기, 2015년 미국의 7년만의 첫 금리인상, 2018 하반기 미중 무역분쟁 우려 격화 및 시흥국 우려 확산 시기 등 세 군데"라고 지적했다.
설 연구원은 세 시기 모두 공통적으로 PBR 1배 이하에서 주가지수 추가하락 움직임이 제한되는 모습을 보이지만 PBR이 1배 이하라는 이유만으로 투자를 결정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조언이다.그는 "2008년 금융위기때 코스피 12개월 선행 PBR이 최대 0.85까지 하락했고 2009년 중국 중심의 신흥국 경기회복 사이클과 함께 코스피도 반등했다"며 "2015년에는 미국 중심의 이익개선 모멘텀 강화로 2016년 하반기부터 글로벌 증시가 상승 흐름을 보였으나 국내증시는 지난해 1월까지 약 1년간 12개월 선행 PBR 1배 이하가 지속하는 박스권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설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디스카운트가 이뤄진 기업들의 이익 방향성에 관심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그는 "현재 주가지수 조정수준은 금융위기 직후보다는 2016년과 유사하다"며 "가치주 중에서도 종목의 역사적 PBR 하단에 도달하지 않았고, 하반기 이익 모멘텀을 보유한 종목에 주목하라"고 제안했다.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
17일 오후 1시3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47포인트(0.29%) 오른 2247.27을 기록 중이다. 지수는 전날 신흥국 위기설 등에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2218.09를 기록, 연중 최저치를 경신한 뒤 이날 들어 미중 무역분쟁 협상 재개 등 소식에 힘입어 하루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일부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신흥국 변동성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지수 하단 예측과 저점 진입 타이밍 등으로 활용됐던 주가순자산비율(PBR) 0.9~1배 선이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전날 코스피는 장중 2220선 아래로 하락했다. NH투자증권이 제시한 코스피 12개월 선행 PBR 0.9배인 2232포인트 선을 밑돈 수치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전날 장중 크게 하락해 지지선을 이탈했는데, 이는 실물 경기 위축을 선반영한 수준까지 하락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오 연구원은 한국의 외환보유액 및 단기외채 등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최근 코스피의 하락폭이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실제보다 더 큰 공포를 반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그는 올해 주식시장 수익률이 부진한 국가들의 공동점인 특징으로 원유 수입, 경상수지 적자, 높은 환율 변동성, 글로벌 경기 민감도 등을 꼽았다. 특히 경상수지가 적자인 국가들이 미국 금리 인상 환경에서 위기국가로 거론된다고 했다.
오 연구원은 "외환 보유액이 단기외채를 상환하는데 부족하다는 인식이 생기면 통화 절하 속도가 빨라지면서 위기가 증폭되는데, 대표적으로 터키는 1분기 말 기준 단기외채는 1222억달러인데 반해 외환보유금액은 756억달러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한국은 외환보유금액이 지속 증가, 4000억달러를 넘어섰고 단기 외채는 1200억달러에 불과해 최근의 하락폭이 과도하다는 평가다. 그는 "한국 주식시장은 산업구조가 유사한 대만 주식시장과 비교해 수익률이 낮은데, 대만 대비 낮은 배당 수익률과 국내 기관투자자의 매도가 지수 하락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판단했다.이 같은 상황에서는 코스피 PBR 1배 등의 지수 하단 예측 지표를 투자시기 판단에 활용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PBR이 1배 미만인 시기는 크게 2008년 금융위기, 2015년 미국의 7년만의 첫 금리인상, 2018 하반기 미중 무역분쟁 우려 격화 및 시흥국 우려 확산 시기 등 세 군데"라고 지적했다.
설 연구원은 세 시기 모두 공통적으로 PBR 1배 이하에서 주가지수 추가하락 움직임이 제한되는 모습을 보이지만 PBR이 1배 이하라는 이유만으로 투자를 결정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조언이다.그는 "2008년 금융위기때 코스피 12개월 선행 PBR이 최대 0.85까지 하락했고 2009년 중국 중심의 신흥국 경기회복 사이클과 함께 코스피도 반등했다"며 "2015년에는 미국 중심의 이익개선 모멘텀 강화로 2016년 하반기부터 글로벌 증시가 상승 흐름을 보였으나 국내증시는 지난해 1월까지 약 1년간 12개월 선행 PBR 1배 이하가 지속하는 박스권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설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디스카운트가 이뤄진 기업들의 이익 방향성에 관심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그는 "현재 주가지수 조정수준은 금융위기 직후보다는 2016년과 유사하다"며 "가치주 중에서도 종목의 역사적 PBR 하단에 도달하지 않았고, 하반기 이익 모멘텀을 보유한 종목에 주목하라"고 제안했다.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