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껍데기는 가라"… 저항시인 신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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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껍데기는 가라/사월(四月)도 알맹이만 남고/껍데기는 가라//껍데기는 가라/동학년(東學年)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껍데기는 가라’
대표적 저항시인인 신동엽이 1967년 발표한 ‘껍데기는 가라’의 일부 구절이다. 교과서에 실릴 만큼 잘 알려진 이 작품은 역사 속 여러 사건을 둘러싼 허울(껍데기)은 사라지고 순수한 마음과 순결함(알맹이)만 남아 있기를 바라는 간절함을 표현했다. 민주와 자유를 지향했던 4·19혁명(사월)과 동학농민운동(동학년)을 같은 선상에 놓음으로써 민중운동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반영했다.
신동엽은 1930년 8월18일 충남 부여에서 태어났다. 전주사범학교에 입학했으나 중퇴하고 단국대 사학과를 거쳐 건국대 대학원을 수료했다. 195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대지(大地)’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1961년부터 명성여고 야간부 교사로 재직했다. 이때부터 그는 사회의 부조리를 비판하고 민중의 저항의식을 고취하는 시를 쓰면서 대표적인 저항시인의 면모를 보였다. 1969년 군 시절 앓았던 간디스토마가 재발해 39세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주요 작품으로는 ‘껍데기는 가라’, ‘금강(錦江)’,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등이 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