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식 취소' 트럼프 "터무니없는 돈 달라해"… 워싱턴市 비판

워싱턴DC 시장 "현실적인 비용 알려줬다…한심하다" 맞받아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도 워싱턴DC에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열병식) 개최를 추진하다 막대한 비용 문제로 취소하고 이를 '지역 정치인'들 탓으로 돌렸다.그러자 무리엘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한심하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서 "워싱턴DC를 운영하는 지역 정치인들은 그것(군사 퍼레이드)이 횡재라는 것을 안다"면서 "멋진 축하 퍼레이드를 개최하는 데 드는 비용이 얼마인지 달라고 하자, 그들이 너무 터무니없이 높은 숫자를 원해서 취소했다"라고 비판했다.

치안과 물류 비용 등을 부담할 워싱턴DC 시(市)정부에서 막대한 비용을 요구해서 취소했다는 의미로 풀이되나, 트럼프 대통령은 더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AP통신은 전날 미 정부 인사들을 인용해 열병식 비용이 당초 백악관 추산보다 3배 이상 많은 9천200만 달러(약 1천38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에 다른 날짜에 (워싱턴DC 인근의)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열리는 대형 퍼레이드에 참석할 것"이라며 "또, 11월 11일에는 전쟁이 끝난 것을 축하하는 파리 퍼레이드에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절대로 누가 당신을 막게 하지 마라", "아마도 우리는 가격이 내려가면 내년에 워싱턴DC에서 뭔가를 할 것"이라고 밝혀, '워싱턴 열병식'에 대한 여전한 의지를 드러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제 우리는 전투기를 더 살 수 있다"라고 말해, 열병식 계획 취소에 따른 비용이 국방력 강화를 위해 사용될 것임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7월 프랑스 방문에서 프랑스 대혁명을 기념하는 파리 열병식을 참관한 뒤 "내가 본 최고의 열병식 중 하나였다"고 큰 관심을 드러냈다.

이후 미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재향군인의 날이자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기인 오는 11월 11일께를 목표로 군사 퍼레이드 개최를 추진했다.그러나 미 국방부는 전날 성명에서 "국방부와 백악관은 미군 참전 용사들을 예우하고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18년 11월 10일 퍼레이드를 계획했지만, 내년에 기회를 찾아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취소 배경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으나 로이터 통신은 "증가한 비용 문제가 우려를 낳았고, 이것이 한 이유가 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DC 시정부를 걸고 넘어지자, 바우저 시장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맞받아쳤다.

바우저 시장은 "그렇다, 나는 무리엘 바우저다.워싱턴 DC 시장이며 백악관에 사는 리얼리티 스타에게 트럼프의 미국에서 퍼레이드, 이벤트, 시위의 현실적인 비용(2천160만 달러)을 최종적으로 알린 그 지역 정치인이다"라면서 "한심하다(sad)"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