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신용등급 강등… 리라화 다시 '털썩'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가 터키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내렸다. S&P와 무디스가 터키 경제의 취약성과 화폐 가치의 변동성, 중앙은행 독립성 등에 우려를 나타내자 터키 리라화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S&P는 18일(현지시간) 터키의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한 단계 내렸다고 발표했다. 터키 국채는 이미 투기등급(정크)이지만 한 단계 더 아래로 끌어내린 것이다. S&P는 “리라화 가치 급락이 터키의 대외부채를 확대하고 민간기업에 대한 압력을 키워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등급 강등 이유를 밝혔다.

무디스도 이날 터키의 신용등급을 ‘Ba2’에서 ‘Ba3’로 떨어뜨리고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피치는 지난달 터키의 신용등급을 ‘BB+’에서 ‘BB’로 한 단계 내렸다. 무디스는 “터키 중앙은행의 독립성 우려가 커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금융위기에 대한 정부의 정책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터키 정부의 시장 개입으로 한때 안정세를 찾았던 리라화는 17일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환율이 달러당 6리라 선을 넘어섰다.

미국과의 외교 갈등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터키 법원은 이날 억류 중인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의 석방을 다시 거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터키의 석방 거부를 강하게 비판하며 “앉아서 가만히 당하고 있지 않겠다”며 추가 제재를 경고했다.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터키를 압박의 타깃으로 삼는 세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을 비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