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디지털 전환'에 올인… 7개 온라인몰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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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대비하는 기업들요즘 롯데의 화두는 ‘디지털 전환’이다. 유통 시장이 빠르게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어서다. 백화점, 마트, 슈퍼 등 전통적 유통 채널에서의 강점을 온라인에서 살리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롯데는 온라인을 향후 유통 분야 신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각 유통 계열사가 따로 운영하던 7개 온라인몰을 통합하기로 했다. 통합 온라인몰은 롯데쇼핑이 맡아 운영한다. 2022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원을 달성,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유통업계 1위 자리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롯데는 지난 1일 롯데쇼핑 안에 e커머스사업본부를 출범시켰다. 옛 롯데닷컴 대표를 맡았던 김경호 전무가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본부 대표로 선임됐다. 롯데닷컴 창립부터 온라인 업무를 맡았던 김 대표는 그룹 내 온라인 사업 전략에 가장 정통한 전문가로 꼽힌다.
e커머스사업본부는 기존 롯데닷컴 인력에 더해 각 유통 계열사에서 정보기술(IT), 사용자경험(UX), 연구개발(R&D) 등을 담당하던 인력을 통합해 그룹의 온라인 핵심 역량을 하나로 모을 예정이다. 분야별 전문가도 추가로 뽑기로 했다.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본부는 첫 번째 사업 전략으로 내년 상반기 온라인 통합 플랫폼의 전신 격인 ‘투게더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놓는다. 한 번의 로그인으로 롯데 유통 7개사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2020년 상반기에는 하나의 쇼핑 앱으로 7개사의 모든 온라인몰을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쇼핑 플랫폼 ‘롯데 원 앱’을 선보이기로 했다. 롯데가 개발 중인 인공지능(AI) 보이스 커머스의 핵심 기술이 담길 예정이다. 음성 인식과 대화 방식을 통해 상품 추천과 구입도 가능하게 된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 매장들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롯데슈퍼가 지난달 19일 선보인 하이브리드 매장 ‘롯데슈퍼 위드 롭스 1호점’(시흥은행점)이 대표적이다. 장보기에 최적화된 롯데슈퍼에 헬스앤뷰티(H&B) 전문 매장인 ‘롭스’의 영업 노하우를 합쳤다. 슈퍼마켓 상품을 약 15% 줄이고 그 자리에 롭스 상품 4200여 개를 넣었다. 슈퍼의 주력 소비자 40~50대뿐 아니라 H&B 주된 소비자 20~30대까지 아우르기 위해서다. 수수료 매장으로 운영했던 축산코너를 직영매장으로 전환해 고품질 고기를 판매한다. 또 전통주와 위스키 대신 와인과 사케, 크래프트 비어 등 젊은 층이 선호하는 상품을 대거 진열했다. 자유롭게 화장품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메이크업 바’도 마련했다.
초반 성적은 좋다. 이 매장은 문을 연 뒤 지난 13일까지 26일간 하루평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7.5% 늘었다. 또 고객 수는 15%, 소비자 1인당 판매액은 20%가량 증가했다. 롯데슈퍼는 2~3개월간 테스트 운영을 통해 하이브리드 매장의 틀을 완성하고 새로운 브랜드도 달 예정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