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호호 저수율 16.9%로 '뚝'… 충남도 긴급 농업용수 공급

인삼·벼·콩 등 농작물 366㏊ 피해…저수지 저수율 43.4%

유례없는 폭염에 가뭄까지 겹치면서 농작물 피해가 확대되자 충남도가 추가 농업용수 공급에 나섰다.
도는 20억원을 투입해 도내 9천463㏊에 달하는 천수답과 밭 등 농경지에 긴급 용수를 공급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추가 예산 지원은 40일 넘게 무강우가 이어지면서 전날 기준 도내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이 43.4%까지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이는 평년 저수율(71.8%)의 60.4% 수준으로, '주의' 단계를 보이고 있다.밭의 경우 서산·태안·홍성 등 11개 시·군의 토양 유효 수분율(흙이 물을 머금고 있는 정도)이 15∼45%인 상태가 10일 이상 지속함에 따라 지난 13일부터 가뭄 '심함' 단계가 내려져 있다.

보령·논산·금산·청양 등 나머지 4개 시·군의 토양 수분율도 15∼45% 수준으로 현재는 가뭄 '주의' 단계이지만, 계속 비가 내리지 않으면 앞으로 이틀 내 심함 단계로 격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뭄 주의단계는 밭 토양 유효 수분율이 15∼45%인 상태가 10일 미만일 때 발령되며, 10일 이상 지속하면 '심함' 단계가 내려진다.서산·당진시 일대 대호호는 전날 기준 평균 저수율이 16.9%까지 떨어졌다.

서산 대산석유화학산업단지(대산단지) 내 5개 기업은 대호호에서 하루 10만t의 공업용수를 공급받고 있어 대호호가 바닥을 드러내면 용수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된다.

도는 용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급수 말단지역과 천수답 8천381㏊와 급수가 되지 않은 밭 1천82㏊에 대해 급수차를 지원하고 임시 양수시설·물탱크·스프링클러 등을 설치·가동한다.이날부터 석문호에서 대호호로 하루 3만1천t의 용수를 공급할 양수시설도 가동한다.

도 관계자는 "이번 주에도 비가 내리지 않으면 농업용 저수지 저수율이 경계 단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가 투입한 가뭄 대책 사업비가 신속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도는 앞서 관개가 어려운 밭에 국비 7억원과 자체 사업비 10억원 등 모두 17억원을 지원해 긴급 급수를 했다.

이번 폭염과 가뭄으로 서산·금산·홍성 등 도내 11개 시·군 366.1㏊에서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인삼이 174.2㏊로 가장 피해가 컸고 벼 56.8㏊, 생강 48.4㏊, 콩 30.1㏊, 고구마 13㏊, 들깨 11.1㏊, 고추 9.8㏊ 등이 햇볕에 데이거나 말라 죽는 등의 피해를 봤다.
/연합뉴스